사회 사회일반

[문턱 높아지는 운전면허시험, 체험해보니]경사로·T자 지나자…"삐, 실격입니다"

제한속도 시속 20㎞ 유지 진땀

수동차 '가속구간' 보통일 아냐

경력 15년이상 베테랑도 술렁

마의 코스 추가, 운전 전전긍긍

"불면허 피하자" 응시자 북새통

22일 장내 기능시험 난이도 강화를 앞두고 20일 서울 강서면허시험장에서 열린 새로운 장내 기능시험 체험행사에서 주행에 나선 차량이 경사로 구간에 멈춰 서 있다./양사록기자22일 장내 기능시험 난이도 강화를 앞두고 20일 서울 강서면허시험장에서 열린 새로운 장내 기능시험 체험행사에서 주행에 나선 차량이 경사로 구간에 멈춰 서 있다./양사록기자




20일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이 응시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오는 22일 학과·기능시험이 어려워지는 새 운전면허시험이 시행되기 전에 면허를 따려는 응시생들로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권욱기자20일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이 응시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오는 22일 학과·기능시험이 어려워지는 새 운전면허시험이 시행되기 전에 면허를 따려는 응시생들로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권욱기자


“5호차·21호차 실격입니다.”


20일 서울 강서운전면허시험장. 오는 22일부터 시행되는 운전면허 장내 기능시험 개선안이 적용된 체험행사장에 잇따라 불합격과 실격을 알리는 전산음이 울렸다. 경력 2∼3년의 이제 갓 초보를 뗀 운전자는 물론 15년 이상의 베테랑 운전자들까지 술렁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어렵다는 소문이 눈앞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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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지난 2008년 2종 보통면허를 취득한 운전 경력 8년의 기자 차례가 왔다. 평소 운전을 즐기는데다 주위로부터 꽤 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터라 자신 있게 운전석에 앉았다. ‘21호차 출발하세요’라는 지시에 따라 첫 번째 난관인 경사로 코스에 진입했다. 새 기능시험에는 T자 코스를 포함해 좌·우회전, 신호 교차로, 가속 코스 등이 추가됐다. 경사로 코스와 T자 코스, 가속 코스 등이 응시자들에게 어려운 구간으로 꼽힌다. 경사로 코스는 경사로에 그려진 2개의 흰색 실선 사이에 차를 잠시 정차했다가 진행하는 코스다. 바로 앞에 응시한 차량이 앞쪽 실선을 넘어가 한 번에 실격당한 것을 목격한 터라 앞바퀴가 앞쪽 실선을 다소 넘어간 것이 아닌가 걱정하던 찰나 코스 합격 안내음이 차에서 흘러나왔다. 이어진 내리막에서 속도가 빨라져 브레이크 페달을 연신 밟으며 코스 제한속도인 시속 20㎞를 유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T코스. 평소 한 번의 후진으로 직각주차를 하는 기자도 두 번 이상을 앞뒤로 오간 후에야 간신히 주차선 안에 차를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주차 후 차를 출발하자 곧 ‘21호차 실격입니다’ 하는 전산음이 들렸다. 필수이행 코스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실격된 것이다. 함께 탄 감독관은 “뒷바퀴가 주차면 뒤쪽 차선에 닿지 않은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하나의 난관인 가속 코스는 시속 20㎞ 이상으로 속도를 올렸다가 20㎞ 이하로 줄이는 게 실점을 하지 않는 방법이다. 감독관은 “짧은 시간에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해야 해 수동차량으로는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코스의 길이는 총 540m로 실제 코스를 다 도는 데 능숙한 운전자는 6~7분, 초보 운전자는 9분가량 걸린다. 경찰은 강화된 면허시험제도가 시행되면 현 92.8% 수준인 기능시험 합격률이 2011년 이전의 70%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면허시험장 관계자들은 새 기능시험의 시행 초기 합격률이 20%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행사가 진행된 강서시험장을 비롯해 이날 서울시내 주요 면허시험장에는 ‘불면허’를 피하기 위한 응시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서부면허시험장에서 만난 홍성호(20)씨는 “곧 시험이 어려워진다고 해 급하게 면허를 따러 나왔는데 사람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22일 이후 학원비도 17만원 이상 오른다고 해 오늘 중으로 사설학원에서 기능시험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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