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구로다 BOJ 총재,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 적절"

"2% 물가 조기달성 위해 필요

엔저 놀랄만한 수준 아니다"

통화정책 당분간 유지 입장

엔화 장중 118.21엔까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종전과 같은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20일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2%의 물가목표 달성을 조기 실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금융완화 추진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가파른 엔화약세와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BOJ가 현재 0% 수준인 장기금리 목표를 인상하고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하지만 구로다 총재는 일단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시장의 과도한 엔저 우려에 대해 구로다 총재는 “지금 외환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엔저라기보다 달러강세”라며 “미일 간 금융정책의 차이가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그로 인해 엔저가 과도해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환율은 올 2월과 비슷하다”며 “놀랄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엔저 용인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장중 118.21엔까지 하락했다. 이는 직전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열린 지난 11월1일(104.13엔)에 비해 13.5%나 떨어진 것이다.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BOJ는 단기정책금리를 -0.1%로 동결하고 10년물 장기금리 목표치도 종전처럼 0% 수준을 목표로 하는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연간 80조엔의 양적완화 규모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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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기조 판단은 상향 조정됐다. BOJ는 이날 성명에서 일본 경기가 “완만한 회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올 3월부터 직전 회의까지 BOJ는 ‘신흥국 경제 감속의 여파로 수출과 생산이 둔화하고 있지만 기조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경기판단을 유지해왔다. 구로다 총재는 경기판단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 순항으로 신흥국 경제 둔화가 누그러지고 △수출과 생산이 회복되고 있는데다 △고용·소득 개선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엔화가치가 하락한 것이 BOJ의 낙관적 경기판단에 일조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로다 총재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어떤 것이 될지는 나중 일”이라면서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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