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지 10년 만에 첫 삽을 뜬 인천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루원시티(LU1 City) 조감도./사진제공=인천시인천시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원도심을 철거하고 새로운 복합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루원시티(LU1 City) 사업이 10년 만에 첫 삽을 떴다.
인천시는 20일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현장에서 착공식을 열고 단지 조성 공사를 시작했다.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25억원을 들여 2018년 루원시티 사업부지(93만3,000㎡)의 단지 조성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인천시는 단지 조성 공사와 함께 내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조성 토지 매각도 진행한다.
루원시티는 주거용지(10.0%), 상업·업무시설 용지(41.4%), 도시기반시설 용지(48.3%) 등으로 구성되며 계획인구는 9,900가구 2만4,000명이다. 이 사업은 2007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이후 글로벌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에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총 사업비 2조9,000억원 중 주민 보상비로 1조7,000억원이 집행돼 조성원가가 3.3㎡당 2,120만원에 이른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인근 청라지구(407만원)의 5.2배, 송도국제도시(194만원)의 10.9배에 이를 정도로 조성원가가 비싼 탓에 토지를 매각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여기에 차입금의 이자 비용만 하루 2억4,000억원, 연간 882억원에 달하며 사업 지연과 금융비용 증가의 악순환이 계속됐다. 결국 인천시와 LH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사업을 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 3월 사업 정상화에 합의했다. 총사업비를 절반씩 부담하는 인천시와 LH는 사업 준공 뒤 1년 이내에 손익 처리를 협의해 사업비를 정산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2월 아파트 부지 등 주거용지를 축소하고 대신 주상복합건물 등 상업·업무 용지를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도시계획을 변경하며 사업성을 높였다. 루원시티 주변 일대 교통망이 최근 대폭 확장된 것도 호재다. 청라지역과 경인고속도로를 잇는 연결도로가 루원시티를 관통하며 2014년에 개통돼 서울 접근성이 향상됐다. 지난 7월에는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으로 가정오거리역이 루원시티 한가운데 자리 잡게 돼 역세권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10km 떨어진 곳에 루원시티의 12배 크기인 검단새빛도시(1,115만㎡)가 동시 개발 중이어서 토지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루원시티 대상지 중 15만㎡를 용도제한 규제를 덜 받는 ‘입지규제 최소구역’으로 지정하려던 계획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산되면서 호텔·컨벤션·복합 문화시설 유치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조성원가보다는 공인기관의 감정을 거친 감정가를 토대로 토지를 매각할 것”이라며 “노른자 위 땅을 계속 방치하는 것보다는 다소 손실을 입더라도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