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투자자 울리는 좀비펀드] "수년째 박스피…새 펀드 50억 모으기도 벅차"

1월 출시 펀드 3개 중 2개 청산 위기

스타매니저·운용사 명성 예전만 못해

차별화된 신상품도 없어 시장서 외면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외면 속 올해 새롭게 출시된 새내기 펀드들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악화로 적극적으로 종목을 찾아 운용하는 액티브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히트작은커녕 청산 기준인 설정액 50억원을 모으기도 벅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년째 박스피에 백약이 무효라고 펀드매니저들은 하소연한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월에 출시된 새내기 펀드 16개(MMF·ELF·ETF 제외) 중 11개의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으로 청산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산 기준인 설정 1년 후 50억원을 한두 달 내 채우지 못하면 바로 정리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펀드별로는 올 1월18일 설정된 ‘한국투자연금저축배당리더자(주식)’이 2억원, 1월26일 설정된 ‘삼성픽테시큐리티H(주식-재간접)’이 7억원에 그쳤다.


반면 ‘KTB전단채(1,123억원)’ ‘대신공모주알파30(204억원)’ 등 채권형 및 채권혼합형 펀드에는 돈이 몰렸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침체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형 펀드 쪽으로 자금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출시된 262개 펀드(16일 기준) 중 설정액 상위 10개 중 8개가 국내외 채권형 및 채권혼합형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개도 부동산 펀드와 해외주식형 펀드로 국내주식형 펀드의 결과는 더욱 처참했다. 올해 출시된 국내주식형 펀드 17개 중 무려 11개가 설정액 50억원에 못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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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달 헤지펀드 강자 브레인운용이 야심 차게 선보인 첫 번째 공모펀드인 ‘금잔디배당성장’은 설정 당시 투자한 고유자금 20억원을 제외하면 한 달 동안 고작 4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그쳤다. 물론 설정 후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출시 전 시장 기대감에 비하면 머쓱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이 계속되면서 판매창구를 원활하게 확보하지 못한 면이 있다”며 “스타 매니저와 운용사 명성도 어려운 시장환경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신상품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상품은 1개에 그쳤다. 이마저도 획기적인 신상품이 아닌 구조를 다르게 한 주가연계증권(ELS)이었다. 배타적 사용권은 신상품 개발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기간 다른 회사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하는 독점적 판매 권한을 말한다. 2012년 6개에서 계속 줄어 올해 5년 내 최저 수준인 1개를 기록했다. 금투협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서는 심사 대상 자체도 아예 없었다”며 “시장 위축에 독창적 상품개발이 저조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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