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자크 아탈리의 긍정 경제학> 미래세대를 위함이 바로 현재 우리를 살리는 것이다

(자크 아탈리 지음. 청림출판 펴냄)



장기지속적인 경제의 필요성과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를 두고 크게 두 가지 의견이 대립한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제한하자는 쪽과 ‘뭐 그럴 필요까지 있냐’는 쪽이다.


“내가 왜 미래 세대를 걱정해야 하지? 그들이 나한테 해준 게 뭔데?(미국의 희극인 그루초 마르크스)”라는 말에 동의한다면 후자인 현실지상론에 가깝다. 반면 미래세대를 위한 것은 결국 현시대를 사는 우리 자신을 위한다고 인식하면 ‘긍정경제파’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석학인 자크 아탈리의 신작 ‘자크 아탈리의 긍정경제학-자본주의 재설계를 위한 2030 미래 보고서(원제 Pour une economie positive·긍정경제를 위하여)’는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긍정경제’를 제시한다. 저자는 경제학자, 사회학자, 기후학자 등 학계의 대표와 함께 중소기업, 다국적 기업, 사회적 기업, 국제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긍정경제싱크탱크를 이끌면서 이런 토론 결과를 책으로 묶어냈다.

긍정경제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모든 민간 및 공공단체를 포함해 미래 세대에 도움이 되는, 즉 긍정적인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라는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긍정경제는 장기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이타주의를 표방하는 경제다. 구체적으로 민주주의, 시장경제, 장기적 비전간 조화를 꾀하고 단기적 비전의 긴급성과 장기적 비전의 중요성을 서로 양립케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저자가 특히 장기적인 비전을 중시하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부터 촉발된 현재의 경제 위기가 모든 경제주체를 지배하는 단기적인 비전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단기적인 비전은 경제 전체의 급속한 금융 쏠림과 관련돼 있다. 금융이 원래의 목적인 단기 저축을 장기 투자로 이어주는 보조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경제의 여타 부문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침에 따라 경제 전반은 단기적 수익에 골몰하게 됐다는 것이다.

“긍정경제는 추상적인 그 무엇이 아니다. 공공서비스, 사회적 기업가정신, 사회적 책임투자, 공유가치 창출, 공유경제, 사회적 경제 등 이미 그 사례가 존재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러면서 긍정경제에 필요한 과제들을 제안했다. 기업 경영과 관련된 사안, 재정·세제 등 국가 정책과 관련된 사안, 국제적인 사안 등 다양한 층위의 제안들 중에서도 특히 ‘정관에 기업의 긍정적인 임무를 기입한다’, ‘장기적 비전을 고려한 회계기준을 강화한다’, ‘긍정 경제에 관한 세계 기금을 창설한다’, ‘세계 환경 재판소를 설립한다’ 등 긍정경제를 위한 로드맵 10가지 과제는 핵심 정책들로 곧바로 이행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자크 아탈리(74)는 프랑스인으로 현시대 최고의 석학이라고 불린다. 정치·경제·문화·역사를 아우르는 지식과 통찰력으로 시대를 조망해온 아탈리의 긍정경제를 위한 이 외침은 귀담을 만하다. “우리 후손들의 안녕을 나의 안녕인 양 보호하자. 그것이 이기심에 의한 것이든 이타심에 의한 것이든 상관없다. 혁신하자. 이산화탄소를 제거하자. 부채를 줄이자, 조화롭게 살자. 이것이 ‘긍정경제’가 품은 목표다.” 1만8,000원

<표>

##긍정경제를 위한 10대 로드맵

◇기업


-정관에 기업의 긍정적인 임무를 기입한다

관련기사



-장기적 비전을 고려한 회계기준을 강화한다

-금융 외적 부문의 긍정지표를 마련한다

-기업경영 개혁으로 여러 주체들 간의 균형적인 상호작용을 도모하고 장기적 비전을 고려한다

◇재원조달

-긍정경제에 관한 세계 기금을 창설한다

-아웃소싱에 대한 기업의 세무구조를 재편한다.

◇기관

-경제사회환경위원회(CESE)를 장기적 비전 평의회 또는 긍정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평의회로 개편한다

-세계 환경 재판소를 설립한다

-보편책임과 인류보호를 위한 국제적 문서를 채택한다

◇사회

-어린이에게 장기적 비전과 이타주의를 교육한다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