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라면·맥주 등 줄줄이 치솟는 생필품값...정부, 물가잡기 나섰다

계란유통협 산지 계란값 37% 인상

농심, 라면 18개 품목 가격 올려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TF회의 개최

민생물가 안정·수급 방안 등 논의

꿈틀대는 석유·가스 대책도 마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값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라면·맥주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품류, 일부 농수산물 가격이 껑충 뛰어 장바구니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원가 상승 등을 반영한 인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부에서는 국정 공백에 정부의 관리가 느슨한 틈을 타 잇속을 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농산물·가공생필품 등의 가격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물가관리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국계란유통협회는 23일 산지 계란 가격을 한 알당 140원에서 52원이 오른 192원으로 고시했다. 한꺼번에 37%나 인상된 것이다. 산지가격이 오르면서 소매가격 역시 올랐다. 롯데마트는 한판에 6,500원이던 계란값을 10% 올린 7,290원에 팔고 있다.

서민음식인 라면은 농심이 신라면·너구리·짜파게티 등 18개 품목 가격을 올리면서 신호탄을 쐈다. 농심의 가격 인상 결정으로 삼양식품·오뚜기 등 후발업체들도 과거의 사례대로 1~3개월 뒤 가격을 올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맥주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오비맥주가 지난달 카스·프리미어OB·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한 뒤 지난 22일에는 하이트진로가 하이트와 맥스 등 모든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33% 올린다고 밝혔다.


이미 오른 빵값, 과자 가격도 불안하다. 제과업체들이 올 들어 줄줄이 가격을 올렸고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지난 4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6% 인상했다. 제빵·제과업체들이 계란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기에 농산물 가격도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온·가뭄 등의 영향으로 가을 배추와 무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12만8,000톤으로 지난해보다 30만8,000톤(21.4%)이 줄었다. 가을무 생산량 역시 지난해보다 22.8% 감소했고 콩 생산량은 27.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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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정부는 이날 오전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민생물가 안정방안을 논의했다. 기재부 차관보와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을 공동 팀장으로 하는 관계기관 합동 TF도 구성해 주요 농산물 수급대책은 물론 민생물가 안정 등을 맡기기로 했다. 농산물은 물론 가공생필품 등의 가격 인상 움직임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가격이 꿈틀대는 석유·가스에 대한 대책도 마련한다. 석유류는 알뜰주유소 공동 구매물량을 확대하고 전자상거래 참여자의 인센티브 신설을 통해 주유소 공급단가와 소비자 판매가격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및 지자체와 협조해 동절기 도시가스요금 및 기타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방학철을 맞아 학원비가 오를 수 있다고 판단, 내년 1월부터 학원 옥외가격표시제를 전면 실시해 학원비 부당 인상도 차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설 명절에 대비해 성수품 수급안정방안을 포함한 설 민생대책을 다음 달 중순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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