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보기술(IT)산업의 흐름이 ‘자율주행차’로 향하며 주식시장은 일찌감치 관련 테마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박람회인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7년은 자율주행차과 연관된 IT·완성차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CES에는 현대차가 전기차 ‘아이오닉’의 자율주행 시연에 나설 예정이며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100% 전기로 움직이는 미니밴을 선보인다. 혼다는 ‘인공지능 감정 엔진’이 적용된 전기 자율주행차 ‘뉴브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 세계 가전 축제 ‘CES 2017’에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방문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자율주행차에 쏠렸다. 주식시장은 이미 국내외 대형 자동차 기업과 IT부품업체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차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차량 플랫폼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통신, 센서 기술 등을 융합해 운전자에게 안전과 편의를 동시에 제공하는 기술이다. 완성차 뿐만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인공지능 등 관련 기술 수요 증가를 시작으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전체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5년 약 75%로 높아지고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190억달러에서 2035년 1,1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센서·반도체·2차전지’ 3대 투자포인트 = 자율주행차는 최종적으로 인간의 개입 없이 차량을 운전하는 단계를 지향한다. 때문에 주변을 인식하는 센서, 인지된 정보를 판단 및 분석하는 컴퓨팅 기술에 적용되는 반도체, 주요 에너지원이 될 2차전지가 핵심 투자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센서는 카메라모듈,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를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이들은 자율주행차에서 인체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하며 차량 주변의 환경을 인식할 수 있다. 향후 센서는 융복합 기술을 통해 기능이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009150), LG이노텍(011070) 등은 카메라용 모듈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이 분야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엠씨넥스(097520)는 4년여 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투자하면서 영상 센서인 스테레오 카메라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는 자율주행차가 센서를 통해 인지된 정보를 판단하고 분석하는 각종 컴퓨팅기술 확대에 활용된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특성화 반도체 기술은 반도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핵심 수혜주로 꼽히며, 유니퀘스트(077500), 유니트론텍(142210), MDS테크(086960) 등도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수혜주다. 2차전지는 자율주행차의 주요 에너지원이 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는 전기차와 함께 미래 지향적 자동차로 꼽힌다. 때문에 2차전지를 통한 에너지 공급이 자율주행차 발전에 따른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국내기업 중에는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 아모텍(052710) 등이 2차전지 관련주다. 자율주행 완성차 단계에서는 전장부품을 공급하는 만도(204320), 현대모비스(012330)도 투자할 만하다.
◇기술실체 확인 후 장기투자=자율주행차가 시장을 형성해 관련 업체의 이익에 본격적으로 기여 할 시기는 2030년이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기술실체를 확인하고 단기투자 보다는 장기투자를 할 것을 권한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전시스템이 안전벨트, 에어백 등 충돌 후 필요한 안전장치에서 자동차가 직접 주행에 개입하고 충돌을 방지하는 게 가능한 수준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첨단운전자보조(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자율주행차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체력이 튼튼하지 않은 업체가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든다고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자율주행차가 대중에게 보급되기 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은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없는 완전 자율주행의 상용화는 약 2030년부터 현실화 할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현재의 투자는 완성차 업계보다는 관련 기술 분야가 적합해 보인다.
일부 수혜주는 스마트카가 주목받기 시작한 지난 2014년부터 CES 직전인 10~12월에만 반짝 상승하고 2월께 다시 주가가 꺼지는 행태를 반복하기도 했다. 자동차 국내 한 대형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공개한 기술을 실제로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수 있는 기업 중 최근 3년 여간 주가 흐름과 실적이 견조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