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올 퇴직연금펀드 시장 살펴보니] 임금피크제 나비효과에 한투·신영 웃었다

임금피크제로 DC형 가입 늘어

수익률 좋은 한투 유입액 급증

올 3,362억 끌어모아 판매 1위

신영운용 2,578억으로 뒤 이어

점유율 1위 KB 992억 유출 '부진'



금융투자업계가 마케팅 화력을 집중해온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올해의 승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영자산운용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KB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신영운용 순의 시장점유율은 큰 변동이 없지만 올해는 한투운용으로의 유입액이 눈에 띄게 늘어난 반면 KB운용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수익률이 명암을 가른 일차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는 임금피크제의 ‘나비효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퇴직연금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운용사는 한투운용(23일 기준 신규 유입액 3,362억원), 신영운용(2,578억원), 미래에셋운용(1,6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투운용과 신영운용의 대표 퇴직연금펀드인 ‘한국투자퇴직연금증권1(국공채)’ ‘신영퇴직연금배당40’ 단일로도 각각 2,168억원, 1,307억원씩 끌어모았다. 올해 전체 퇴직연금펀드 순유입액(8,480억원) 중 3분의1 이상을 두 펀드가 차지한 것이다. 특히 한투운용은 과거와 비교해 이례적일 만큼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전영일 한투운용 퇴직연금마케팅부문 차장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한투운용이 ‘채권펀드의 강자’라는 이미지를 확립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총 9조원 규모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려온 KB운용은 올해 992억원이 유출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만 해도 약 7,000억원을 모았지만 올해는 대표 퇴직연금펀드인 ‘KB퇴직연금배당40’에서 1,196억원이 빠져나가며 체면을 구겼다.


한투운용과 KB운용의 희비를 가른 일차적인 요인은 수익률이다. ‘한국투자퇴직연금증권1’은 연초 이후 1.34%의 수익을 거뒀다. 미국 대선 이후 채권금리 급등으로 최근 수익률이 떨어졌지만 KB운용의 대표 퇴직연금펀드인 ‘KB퇴직연금배당40(-1.84%)’보다는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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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에서 한 발짝 더 들어가면 공기업·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임금피크제의 영향도 엿보인다.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근로자들은 확정급여형(DB)보다 확정기여형(DC)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많다. DB형은 퇴직 직전의 임금과 임금인상률을 반영해 퇴직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임금 감소를 앞둔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는 불리해서다. 이들은 본인이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DC형으로 갈아타면서 안정성·수익성을 갖춘 펀드로 옮겨간다.

조용호 KB운용 연금컨설팅팀 부장은 “DB형뿐만 아니라 DC형 가입자들도 이전까지는 거의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교체하지 않았지만 임금피크제를 계기로 수익률 좋은 펀드로의 이동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체 퇴직연금펀드 중 가입자 70%는 안정적인 채권혼합형 펀드를 선택한다. 올 들어 ‘신한BNPP퇴직연금펀더멘탈인덱스40(6.05%)’ ‘베어링퇴직연금배당40(3.61%)’ 등이 좋은 성과를 올렸다. 배인수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배당률이 높은 소재·금융·통신서비스 비중을 늘려 꾸준히 좋은 수익률을 거뒀다”며 “퇴직연금도 주기적으로 수익률을 점검하며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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