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군사령부 마비시킬 北 사이버능력, 우리 대응책은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이 하와이의 미군 태평양사령부 지휘통제소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가 최근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을 모의실험해보고 내린 결론이다.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품질연구원이 ‘국방과학기술조사서’를 통해 소개한 북한의 사이버전 전력은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조사서에 따르면 북한의 전력은 태평양사령부 지휘통제소를 마비시키고 미국 본토의 전력망에 피해를 줄 만큼 발전했다. 미국 사이버 전문가들마저 ‘상당히 우려할 만하다’고 평했을 정도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북한의 사이버전 전술이 목표 시스템에 은밀하고 지속적인 공격을 가하는 형태로 갈수록 지능화·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6,000명에 이르는 사이버전사를 이용해 첨단 악성코드를 통한 기밀정보 수집은 물론 악성코드 분석을 못하도록 코드 가상화 기법까지 적용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사이버전 대응능력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에 무방비 상태로 번번이 뚫리고 있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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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에도 국군 사이버사령부 서버가 해킹당해 내부 전용회선인 국방망(網)이 악성코드에 감염되고 군사기밀이 유출되는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해킹 주체가 북한일 가능성이 큰데도 군은 어떤 군사기밀이 유출됐는지를 한동안 파악조차 못했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군과 정부는 사이버전 전력 강화를 강조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변화가 없다. 컨트롤타워 부재 운운하기 일쑤다. 이런 상태인데 북한과의 사이버전쟁에서 이기기를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북한에 완패당하지 않으려면 이제는 실천해야 한다. 마침 사이버 안보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 설치를 담은 법안이 2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사이버전을 지휘할 중심축이 생겼으니 북한을 압도할 수 있는 전력 구축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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