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롯데주류·국순당, 증류식 소주 시장에 도전장...뜨거워진 '프리미엄 소주' 4파전

롯데주류 '대장부 21' 출시

알코올 도수 낮추고 용기 바꿔

합리적 가격대로 대중화 앞장

국순당 고구마 원료 '려'로 승부

선두주자 광주요·하이트진로

유통망 넓히며 시장 수성 나서

롯데주류 ‘대장부’롯데주류 ‘대장부’




국순당 ‘려’국순당 ‘려’


하이트진로 ‘일품진로’하이트진로 ‘일품진로’


광주요 ‘화요’광주요 ‘화요’


광주요와 하이트진로(000080)가 10년 넘게 양분하던 증류식 소주 시장에 롯데주류와 국순당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프리미엄 소주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뜨겁다. 후발주자들의 가세로 가장 큰 진입장벽이었던 가격대가 낮아지자 젊은 세대들도 증류식 소주를 찾기 시작하는 등 내년이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최근 증류식 소주 브랜드 ‘대장부’의 알코올도수를 21도로 낮춘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일반 희석식 소주에 적용하던 360㎖ 용량의 녹색 공용소주병을 용기로 채택해 출고가를 기존 25도 제품의 20% 수준인 1,600원으로 책정했다. 시중 음식점의 판매가도 5,000~7,000원선이어서 벌써부터 증류식 소주 대중화를 이끌 대표주자로 꼽힌다. 롯데주류는 최근 대장부의 판매망을 수도권 주요 음식점과 대형마트까지 확대하며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순당도 지난 8월 증류식 소주 ‘려’를 출시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려는 국순당이 경기도 여주 고구마 농가와 공동으로 설립한 농업법인 국순당여주명가를 통해 7년에 걸쳐 개발한 제품이다. 기존 증류식 소주가 대부분 쌀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수확 7일 이내의 고구마를 선별한 뒤 쓴맛이 나는 끝단을 수작업으로 절단하고 몸통 부분만 사용했다. 알코올도수 25도와 40도 2종으로 구성했고 최근 소용량(375㎖)까지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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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증류식 소주 시장에 진출한 광주요와 하이트진로도 일선 음식점과 주점으로 유통망을 넓히며 시장 수성에 나섰다.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광주요의 ‘화요’는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시장에 뛰어든 2005년만 해도 연매출이 10억원에 그쳤지만 10년 만에 10배로 껑충 뛰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제품군(17·25·41·53도)과 한식당을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한 것이 인기 비결이다. 광주요는 내년부터 해외에도 화요를 본격적으로 수출해 한국을 대표하는 주류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2006년 ‘일품진로’를 출시한 하이트진로도 증류식 소주를 차세대 전략 제품으로 내걸었다. 일품진로는 알코올도수 25도의 단일 제품인데도 2013년 8만병에서 지난해 44만병이 팔렸고 올해는 70만병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증류식 소주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할 때에도 일본 수출용 제품을 꾸준히 생산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강점으로 통한다. 하이트진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증류식 소주 원액을 사용한 프리미엄 소주 ‘참나무통 맑은이슬’도 내놓는다. 알코올도수를 10도 중후반으로 낮추고 공용소주병을 용기로 채택해 가격대를 크게 낮췄다.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품질을 강조해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 사이를 공략하는 틈새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이 매년 두자릿수씩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체 소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주류업계가 잇따라 증류식 소주에 눈을 돌리면서 머지 않아 한국 소주도 중국 바이주나 유럽 보드카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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