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과 학력 수준에 따라 미혼남녀의 결혼 의지가 양극화하는 추세다.
국내 대표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와 공동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에서 25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학력·고소득일수록 결혼하겠다는 비율이 높았다. 조사에서 학력과 소득이 낮을수록 결혼을 포기하는 비율이 증가해 ‘수저계급론’과 ‘결혼포기세대’란 말을 실감케 했다.
연소득 2,000만원 미만의 미혼남녀는 약 20%만이 ‘결혼을 해야한다’고 답한 반면 연소득 5,000만원 이상 미혼남녀는 45% 이상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한다’고 답했다. 또 학력에 따라 결혼을 하겠다는 비율은 최종학력 대학원 졸업 이상이 44.2%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학교 졸업 이하(32.8%), 고등학교 졸업 이하 (23%) 순이었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컸다.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는 비중은 남성(38%)이 여성(28%)보다 높게 나타났다.
배우자 경제력에 대한 기대치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조사 때 이상적인 배우자의 연소득으로 남편은 평균 5,417만원, 아내는 평균 4,631만원 벌어야 한다고 나타난 것에 비해 올해에는 남녀 각각 420만원씩(남편 7.8%, 아내 9.1%) 감소한 4,997만원과 4,211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수령액으로 볼 때 남성은 월 약 358만원, 여성은 약 308만원을 버는 셈이다.
이상적인 배우자 직업은 ‘공무원, 공사(13%)’, ‘의사, 약사(11.3%)’, ‘일반 사무직(10.2%)’, ‘교사(9.4%)’, ‘금융직(6%)’ 순이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무원, 공사’는 성별과 상관없이 이상적인 배우자 직업 1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신랑감 직업으로는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공무원, 공사’가 연속 13년째 1위다.
듀오 관계자는 “소득과 학력에 따라 결혼 의지가 나뉘고 배우자의 경제력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등 금리 인상과 장기 경기 침체로 인한 미래의 불확실성이 미혼남녀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불안정한 사회의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배우자감 1위로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것도 같은 이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듀오는 지난 1996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2030 결혼 리서치’를 기획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의 25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남성 502명, 여성 498명)을 대상으로 11월 10일부터 11월 21일까지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