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올 글로벌 채권발행 사상 최대...세계경제 짓누르나

저금리 탓 6조6,000억弗 넘어

회사채 급증...절반이상 차지

긴축 본격화땐 부채위기 부를듯

올해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덕에 글로벌 채권발행액이 6조6,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각국 기업과 정부가 싼값에 돈을 빌리기 위해 채권발행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글로벌 채권발행 규모가 6조6,200억달러(약 7,990조3,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금융정보 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보도했다. 기존 사상 최대치는 지난 2006년의 6조6,000억달러다. 딜로직이 집계한 채권발행액은 은행이 주선한 채권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은행을 통하지 않고 공개경매로 매각된 국채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전체 부채 가운데 절반 이상은 회사채가 차지했다. 회사채 발행 규모는 3조6,000억달러로 전년보다 8% 증가했다. 100억달러를 넘는 규모의 대형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조달 수요가 회사채 발행 증가의 주 요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실제 은행이 주선한 발행액 기준 상위 10건 가운데 8건은 회사채 발행이었다. 올해 M&A를 완수한 세계 최대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인베브와 PC 제조사 델, 마이크로소프트의 채권발행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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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이 3조1,900억달러, 국채 5,500억달러, 미국 공채 5,4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900억달러, 투기등급 회사채 4,300억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일본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각각 23%, 30% 증가했다. FT는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지연 및 내년 인상 전망 등이 맞물리면서 채권발행이 활기를 띠었다”고 전했다. 회사채 발행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 7월 사상 최저인 연 1.32%까지 떨어졌다가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 이후 2.5%대로 올랐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테이퍼링(긴축)이 부채위기를 촉발해 경제를 짓누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운용사 핌코의 스콧 마더 투자책임자는 “채권금리는 경기순환을 따라 변동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유례없이 금리가 낮았다”며 “(저금리 시대가 끝나면서) 내년에는 새로운 신용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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