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은 2017년 투자 전망을 거시경제와 투자환경을 사계절에 비유해 성장(봄), 인플레이션(여름), 통화부양정책(가을), 위험요인(겨울)의 4가지 테마로 나누고 있다.
미국과 신흥시장의 경기 모멘텀은 봄철 빠르게 돋아나는 새싹과 같다. 미국 대선 이후에는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한 인프라 지출과 감세가 시행될 수 있다는 희망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신흥시장의 성장전망 또한 2016년에 반등한 원자재 가격, OPEC의 산유량 감축 합의, 중국 경제의 안정화 및 통화부양에 힘입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여름처럼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게 되면 전 세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높은 수준인 유럽의 실업률 등에 비춰 과잉생산능력이 여전한 만큼 수요 부문의 인플레이션은 억제될 것이고 가격에 대한 상승 압박 없이 경제가 추가적으로 성장할 여력이 있을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지속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시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예외적으로 재정부양책이 중기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와 견조한 노동시장으로 인해 미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은 현재 시행 중인 통화부양책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가을철의 얼마 남지 않은 나뭇잎처럼 선택의 여지가 거의 남지 않았고 그 효과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이다. 양국의 정책금리가 당분간 0% 미만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자산매입정책의 효율성은 의심을 사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추가 시행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유럽 주변부 국가들의 경우 높은 국가부채 수준으로 인해 재정정책 시행에는 제약이 있다. 그리고 성장 부양을 위한 세금 감면과 정부지출 증대 조치 또한 선진국의 정치적인 교착상태와 분열된 의회로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다.
2017년에도 겨울은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유럽 주요국 선거, 브렉시트 협상, 중국 지도부 재편 등 정치적 변수는 투자계절의 겨울에 해당한다. 이들 요인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그 진전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2017년 자산배분의 배경은 미 달러와 국채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경제의 성장 강화로 인해 미 국채 수익률이 단기적인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졌지만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임금인상이 여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금리 인상 경로는 점진적일 수 있다. 또한 미국 자산에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미국의 주식과 회사채 등 위험자산은 이러한 상황 변화 속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 주식 부문에서는 경기민감 업종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업종은 가팔라진 수익률(yield) 곡선에서 혜택을 볼 것이고 소재 업종은 원자재 가격 회복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 부문의 경우, 하이일드 채권이 가장 유망해 보인다. 견조한 성장으로 인해 부도율 감소가 예상되며, 높은 쿠폰금리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방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