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이동통신 리콜 이용자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갤럭시노트7’의 리콜 후 정부가 내놓은 대책으로 휴대전화 리콜 관련 이용자 보호 규정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터리 폭발 사고가 터지자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갤노트7 리콜에 들어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제조사가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리콜을 결정한 뒤 판매사와 협의해 3일 안에 방법·기간·장소 등 세부내용을 확정해야 한다. 위약금 처리 방안, 사은품·단말 보상보험 등 부가 혜택 처리 사항, 추가보상 방안, 전담 고객 센터 연락처 등도 포함되야 한다. 관련 내용은 이용자에게 1주일 내로 고지해야 한다.
제조·판매사는 리콜 기간 무료로 전담 고객 센터를 운영해야 하고, 이용자 정책에 따라 추가 보상을 할 경우 소급 적용해야 한다. 제조·이통사는 판매점에 비용과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
리콜에 따른 단말기 수리 기간은 15일을 넘길 수 없다. 이 기간 제조사는 이용자에게 대체 단말기를 제공해야 한다. 이용자는 리콜 기간 중 언제든 개통을 철회할 수 있다. 이통사를 바꿔 가입한(번호이동) 고객이 원래 통신사로 또 옮기고 싶다면 기존 계약이 그대로 승계되야 한다.
갤노트7 리콜 당시 세부 기준과 업무 처리 절차를 두고 일선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자 미래부와 방통위는 관련 업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미래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이용자 보호 사항을 중점적으로 담았다”며 “앞으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자 업계는 “뒤늦게나마 관련 절차가 마련돼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통사 관계자는 “갤노트7 사태 때 리콜의 책임 주체, 고객 보상안 등이 명확치 않아 업계에 혼선이 있었다”며 “가이드라인으로 이러한 문제가 최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이 법적 강제성이 없어 미봉책에 그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애플 등 해외 제조사들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가이드라인을 지킬지 의심스럽다”며 “법률 개정을 통해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