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퀄컴에 사상최대 1조 과징금] "퀄컴 철퇴에도 스마트폰 값 인하는 글쎄…"

2020년은 돼야 첫 판결

국내 제조사 소송 이겨도

복잡한 원가·유통구조 탓

판매가격엔 영향 적을 듯

퀄컴이 강력한 특허권을 무기로 우리나라 전자통신 시장에서 갑질을 해오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인 소비자들이 단기간에 반사이익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퀄컴이 이번 제재에 반발해 법정 공방에 나서기로 한 만큼 송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4년여 뒤에나 혜택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업계는 1조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퀄컴이 법적 대응을 한 것을 놓고 해당 송사가 최소한 오는 2020년 즈음에야 1차 판결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측 간 소송이 진행되면 1차 변론마저도 일러야 내년 6~7월은 돼야 잡힐 것으로 보이며 그 이후 지리한 법적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며 “퀄컴이 패소할지 승소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적 득실을 따지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물론 퀄컴이 소송에서 진다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과도한 특허권 사용료 부담을 다소나마 덜 가능성이 있다. 퀄컴은 제조사로부터 휴대폰 가격의 약 5%를 특허권 사용료 명목으로 받아왔는데 송사의 결과에 따라 사용료 산정 방식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또한 재판 결과를 떠나서 퀄컴이 더 이상 무리한 갑질을 추가로 하지 못하도록 우리나라 당국이 지켜보고 있다는 경고가 전해진 만큼 국내 기업들의 운신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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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이 스마트폰 가격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복잡한 스마트폰 제조원가 구조와 유통구조를 볼 때 일부 비용항목이 경감된다고 해서 실제 도·소매 가격 인하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이나 LG전자의 G시리즈처럼 전 세계적으로 팔리는 제품들은 국내 시장만 보는 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가격 수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공정위 건으로 스마트폰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특허 사용료 부담이 줄어들면 그만큼 영업이익이 개선될 수 있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주주 배당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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