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브렉시트 타고 오른 금값...트럼프 쇼크에 곤두박질

실질금리 급등·달러 강세

美 대선 이후 10.9% 하락

"强달러 강도 다소 완화될 것"

내년 1분기 중 반등 전망도



올 상반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금이 연말로 갈수록 빛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한 달 만에 연초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실질 금리가 급등하고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금 가격의 반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기준 금값은 온스당 1,138.7달러(2월물 기준)를 기록해 미국 대선(11월8일) 이후 10.9% 하락했다. 금값은 연초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꾸준히 올라 올해 7월 1,364.9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최근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하면서 다시 연초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금값 하락에 금 투자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11개)의 수익률도 최근 3개월 기준 -20.64%로 부진한 상황이다.


금값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인은 실질금리 급등과 달러화 강세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전환한 가운데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 가격의 상대적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 연구원은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트럼프의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기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추세에 급격한 변화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내년 하반기 금리 변동성이 안정된 후에야 상승 추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 수요 부진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에 이어 제2의 금 소비국인 인도가 최근 진행된 화폐개혁의 여파로 금에 대한 실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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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금이 내년 1·4분기 중 의미 있는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금 가격에 불리한 상황인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선호가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취임 초기에 재정정책보다 보호무역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초 달러 강세 완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이 금 관련 투자를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트럼프 집권 후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무역장벽보다는 환율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더 높다”며 강달러 지속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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