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과로 자살' 덴쓰 이시이 사장, 내년 1월 물러난다

"장시간 노동 개혁 끝내지 못해, 책임 느껴"

"유족들에 사죄…다카하시 사원의 사망은 '파워하라'"

후생노동성, 덴쓰·임원들 법위반 혐의 불구속 입건

이시이 다다시 덴쓰 사장이 28일 도쿄 미나토구의 덴쓰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법 장시간 노동으로 신입사원이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도쿄=교도연합뉴스이시이 다다시 덴쓰 사장이 28일 도쿄 미나토구의 덴쓰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법 장시간 노동으로 신입사원이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도쿄=교도연합뉴스




불법 장시간 노동으로 논란을 빚은 일본 광고회사 덴쓰의 이시이 다다시 사장이 내년 1월 사임한다. 이시이 사장은 월 100시간이 넘는 잔업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을 선택한 신입사원 다카하시 마쓰리 사건의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28일 이시이 사장은 도쿄 덴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2011년 사장으로 취임한 지 5년 만이다. 후임 사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시이 사장은 “장시간 노동의 근본적인 개혁을 끝내지 못해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유족에 대한 사죄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사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덴쓰의 악명 높은 전통이라고 불리는 과도한 잔업의 원인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퀄리티에 대한 과도한 지향, 현장주의, 엄격한 상하관계 등 독특한 덴쓰만의 풍토가 과도한 잔업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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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갓 입사한 사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통상적인 사원과 같은 지시를 받았다”며 “전체적으로 (이 문제는) 파워하라(power harassment·권력을 이용한 괴롭힘)라고 일컬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입사원에게 가해진 비인간적인 지시를 회사가 막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시이 사장의 사임 발표는 이날 오전 일본 후생노동성이 덴쓰와 덴쓰 임원들을 서류송청(불구속입건)할 것으로 알려진 뒤 나온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다카하시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노동기준감독서가 인정한 지 3개월 만에 회사와 임원들에 대한 사법 처리가 결정됐다는 점은 정부와 사회의 관심을 반영한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6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장시간 근무를 방치한 기업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긴급대책을 내놨다. 해당 긴급대책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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