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박 2일’에서 뭘 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문을 연 김종민은 “그나마 장점은 꿋꿋하게 하는 것이요”라고 말했다.
“잘하는 건 없지만 잘 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있어요. 밤을 새면서 뭘 준비를 한다거나 그런 뜻이 아니에요. 사실 잘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지금 처해 있는 내 상황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자’ 고 생각하는 게 커요. 고민이 생기거나 예능에서 궁금한 게 생기면 형들에게 물어보기도 해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형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떠올려봐요. (유)재석이 형이 걸어왔던 길, (강)호동이 형이 걸어왔던 길을 떠올려보는거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악플 없는 연예인으로 꼽히는 김종민은 ‘제 2의 유재석’으로 불러도 될 듯했다. 이에 바로 김종민은 “저는 재석이 형만큼 자기관리를 잘 못해요. 비교를 할 수도 없어요.”라고 답했다. 곧 그는 “절제력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따뜻하게 챙기는 유재석을 따라갈 수가 없다”고 했다.
대중들은 종민씨의 ‘착한 성품’을 좋아해준다고 말하자,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전 착한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에요. 평범한데 좋게 봐주시는거죠. 저 역시 인간 관계에 있어서 계산적일 때도 있어요. 중요한 건 겁이 많아서 해코지가 없어요. ”
‘1박 2일’이 시즌2와 시즌3를 거치면서 시청률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반면 팀원들은 그럴수록 똘똘 뭉쳤다고 했다. “우리끼리 똘똘 뭉쳤던 게 있어요. 단합회를 많이 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멤버들끼리 가만히만 있어도 분위기가 좋았으니까요.”
이번 시즌엔 김종민이 막내 윤시윤을 잘 챙겨주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정작 당사자는 “오히려 동구가 절 챙겨줬어요.”라고 말 했다. “동구가 되게 어른스러워요. 마음 씀씀이가 형 같아요. 너무나 착한 친구라 항상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예능을 많이 안 해봤던 친구인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10년이 넘게 예능을 해오고 있지만, ‘진짜 잘 해서 있는 건지? 그나마 사람들에게 친숙한 얼굴이니까 하는 건지’ 헷갈리는 순간이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 준 형들을 실망시키기 싫었고, 최선을 다하고 싶었기에 그만두지 않았다고 했다.
“제 신조가 ‘열심히 하자! 최선을 다하자!’에요. 누구나 말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말이지만 힘들 때 생각해보면 참 그 뜻이 크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깊이 들어가야 하는데 ‘최~선을 다하자’ 그 말뜻을 계속 파다보면 잡 생각이 없어져요. 힘들 때 너무나 좋은 말이더라구요. ”
화내는 모습을 좀처럼 보이지 않고 속으로 삭히는 성격인 김종민은 “마음속으로 삭혀도, 밖으로 표출해도 힘든 일은 생기기 마련이다” 며 “그래도 화를 뱉지 않고, 가는 게 낫다는 쪽이다”임을 밝혔다.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는 자전거 타기, 여행가기, 맛있는 고기 먹기, 운동, 게임 등으로 푼다고 한다.
김종민 하면 ‘바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다. 그것도 누구나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바보’ 형의 모습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천재적인 바보’ 혹은 ‘바보인척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거기에 대한 답이 저도 사실 너무 어려운 게 있어요. 바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바보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있는 그대로 보이는 제 모습이 ‘바보’이기도 해요. 제가 바보 이미지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이미지라 크게 ‘아니다’고 말하기도 그래요.” 천재적인 바보의 답변은 뭔가 사람을 홀리는 듯 했다.
김종민의 2016년은 ‘메모하는 습관’에서 시작해 ‘예능대상’으로 마무리했다. 그가 메모 습관을 시작한 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
“올해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휴대폰 메모장에 제 심리상태, 예능 할 때 기분, 운동할 때 기분, 맛있는 음식, 필요한 약 등을 적어놨어요. 그러다 급하게 돌아가는 스케줄 속에서 제 컨디션을 체크해야 할 때 참고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다보니 일관성이 생기던걸요.”
예능인 행보 외에도 가수 코요태 활동으로 2017년 김종민의 새해는 바쁠 예정. 그는 거창한 새해 목표 보다는 아들의 대상 수상 소식에 눈물을 흘린 아버지 어머니, 고모님과 함께 보여 단란한 식사를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밤 늦게 들어갔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아들은 가족들 얼굴도 제대로 못 본 채 영광의 트로피만 보고 나오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가족들이 제 수상 소식에 울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어요. 아마도 ‘의외의 수상소식’이어서 아닐까요? 아들의 고생에 대한 만감이 교차했다는 의미요? 아.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아요.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