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이스라엘 '2국가 해법' 놓고 또 충돌

케리 美국무 "중동평화 가져올것"

이스라엘은 "깊이 실망" 강력반발

양국 갈등의 골 더욱 깊어져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시위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결의에 항의하며 ‘우리는 미국의 유일한 중동 동맹인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시위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결의에 항의하며 ‘우리는 미국의 유일한 중동 동맹인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소를 위해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2국가 해법’을 다시 들고 나오면서 이스라엘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37년간의 관례를 깨고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에 기권표를 던지면서 촉발된 양국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는 양상이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퇴임을 앞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고별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해소할 방법은 ‘2국가 해법’뿐”이라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평화 기본구상을 강조하며 미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결정도 “2국가 해법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케리 장관은 이어 “이스라엘이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은 그들이 하나의 국가라고 믿기 때문”이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 성향”이라고 평가했다. 케리 장관은 “만약 하나의 국가가 선택지라면 이스라엘은 (극우) 유대교 국가이거나 민주국가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며 “둘 다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의 연설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깊이 실망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우리는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잘못된 정책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외국 지도자들의 훈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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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의 정착촌 건설은 오바마 미 행정부가 중동평화를 위한 기본구상으로 제시해온 ‘2국가 해법’을 전면 거부하는 핵심 정책이다. 유엔이 지난 2012년 팔레스타인을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승인하며 사실상 주권 국가로 받아들이자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팔레스타인인이 주로 거주하는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설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착촌 건설 중단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2국가 해법’ 지지를 공식 철회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전통 동맹관계였던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긴장이 날로 고조되고 있지만 당장 다음달 미국의 정권교체 이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 안보리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협력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으며 트럼프 당선인도 케리 장관의 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매우 불공평하게 대우받고 있다”며 자신의 취임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정책변화가 있을 것임을 거듭 시사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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