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2월31일 밤 12시(현지시각) 8대 유엔 사무총장에서 공식 퇴임했다. 지난 2007년 1월1일 첫 업무를 시작하며 유엔에 처음으로 한국인 사무총장 시대를 열었던 반 총장은 2011년 6월21일 유엔총회에서 전 회원국의 동의로 재선됐고 연임을 거쳐 이날로 10년의 임기를 모두 마쳤다.
앞서 반 총장은 임기만료를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검증을 빙자해 괴담을 유포하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일을 하는 것은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신년메시지를 발표한 후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23만달러 수수의혹’ ‘신천지 연루설’ ‘아들 SK 특혜입사 의혹’과 관련해 “황당무계하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과거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리던 악성 정치공작을 저도 많이 봐왔다”면서 “그런 피해를 본 사람의 고통이 어떨까 느꼈는데 (지금) 제가 그것을 느끼고 있다. 가족도 느끼고, 제 아내나 아들도 다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검증이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며 검증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며 “국내에서 국회 청문회만 안 거쳤지 모든 사정기관의 조사를 받고 통과됐다”고도 했다.
반 총장은 개헌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1987년 개정된 것으로 우리가 몸은 많이 컸는데 옷은 안 맞는 상황”이라며 “필요한 부분은 개헌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개헌방향에 대해서는 “제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인 방향은 서울에서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마지막으로 유엔에 출근해 회원국 대사 및 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그는 고별사에서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라며 “내일 자정이면 모든 게 바뀔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