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심관섭 미니스톱 대표 "매장 30평대로 키우고 즉석요리 고급화...편의점 혁신 이끌겠다"

[CEO&스토리]

'편의점 1세대'로 20년 이상 한우물

2012년 대표 발탁후 잇단 유통실험

업계 새 표준 제시하며 변화 주도

매장 슈퍼마켓 규모로 중·대형화

2019년까지 3,000여개로 늘리고

원두커피·치킨·어묵 품질도 높여

도로변 위치 휴게형 편의점 통해

자동차 이동 고객 겨냥한 사업까지

IPO 등 장기성장 발판도 마련할것



“올해부터 미니스톱은 30평(약 100㎡) 이상의 매장만 신규로 선보이는 등 중·대형화, 프리미엄화에 전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업계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2019년까지 3,000여 개 매장을 달성하겠습니다.”

국내 유통 시장에서 대표적인 ‘편의점 1세대’로 꼽히는 심관섭 미니스톱 대표는 “한때 ‘황금알을 낳는 오리’처럼 여겨졌던 편의점이 4강 체제로 귀착된 것은 글로벌 표준을 외면한 결과”라며 “30여 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편의점 매장의 표준을 새롭게 제시하며 업계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국내에 편의점 산업이 도입된 1990년대 초반부터 편의점 업계에서 한 우물을 판 ‘산 증인’으로 2012년 초 국내 1세대 편의점 주자 중 가장 먼저 대표로 발탁되며 화제를 모았다. 미니스톱의 전신인 대상 편의점 사업부에서 출발, 수십 년 동안 업계의 부침을 지켜봐온 그는 “앞으로 국내 편의점은 프리미엄 매장으로 고급화를 시도하는 등 품질 혁신을 이루지 못한다면 업계 간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될 것”이라며 “미니스톱 전 매장에 새로운 표준을 도입하고 질적 혁신을 이뤄내 업계의 품질 경쟁을 주도하는 대표 주자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심 대표는 수장이 된 뒤 실행했던 각종 유통실험의 결과를 집대성해 대대적인 매장 혁신에 나선다. 인터뷰 내내 그의 답변도 미니스톱의 미래에 집중됐다. 충분한 테스트 속에 ‘질적 혁신’이라는 청사진을 완비해 업계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우선 올해 미니스톱은 매장 크기에서부터 혁신을 도입한다. 현재도 미니스톱의 매장은 대부분 25평(82.6㎡) 내외로 주로 20평(66㎡) 이하인 경쟁사보다 크다. 업계 중 유일하게 전 매장에 치킨·어묵 등 즉석조리 매장을 운영하는 까닭에 ‘부엌’ 공간이 필요한데다 직원도 2명 이상 필요한 점 등 출점 조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 크기를 웬만한 슈퍼마켓 형태인 30평으로 더 키울 방침이다. 심 대표는 “미국과 일본·대만 등 글로벌 편의점의 표준은 50~60평(165~198㎡)대가 일반적”이라며 “국내 편의점은 출점 경쟁에 치우친 결과 변신의 기회를 여러 번 놓치며 질적 업그레이드는 이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변신은 질적 차별화를 이루는 업체만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시장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과 대만의 편의점 산업이 2~3차례의 대대적 변화를 겪은 것과 달리 국내 편의점 모델은 1990년대 초반 도입된 이래 단 한 번도 변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매장 규모가 작을수록 관리비용도 줄어드는 탓에 양적 팽창 경쟁만 빚어졌다. 이에 따라 질적 경쟁 대신 사업자 간 부침이 심해졌다. 지난 1990년대 현재의 면세점처럼 우후죽순 십 수 개의 대기업이 뛰어들어 각축전을 빚다 채 10년이 못 돼 우르르 철수하는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대상이 경영했던 미니스톱도 매각 및 사업 중단 위기 등을 거쳐 일본 기업 이온의 계열사인 일본미니스톱에 인수됐다.

하지만 심 대표는 편의점 산업이 중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초창기만큼이나 큰 변혁에 직면했다고 강조한다. 브랜드 숫자는 크게 줄었지만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소득이 줄어드는 사회 변화를 감안할 때 질적 프리미엄화 없이는 미래를 논하기 힘든 구도가 시작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미니스톱이 시범적으로 선보인 ‘30평대 편의점’은 고객 수와 구매 금액 모두 눈에 띄게 개선되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오픈 매장 수는 400여 개로 미니스톱은 이들 매장 모두를 30평대 매장으로 선보인다. 이를 통해 2019년까지 3년 동안 전체 매장 수를 현재 2,300여 개에서 3,000여 개로 늘려 외형 및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30평은 10평(33㎡) 이하가 표준인 국내에서 상점 3개를 터야만 가능한 규모다. 실제 미니스톱 한국 본사 건너편에 위치한 방배본점 매장은 길 건너 슈퍼마켓과 동일한 규모다. 매장 안은 카페 구역과 매대, 즉석식품, 부엌 등으로 이뤄졌고 1인 가구의 증가세를 반영해 혼자 사용할 수 있는 좌석을 매장 맨 앞에 배치했다. 냉장 존도 기존 매장보다 확대했으며 매대 간격도 충분히 넓혔고 인테리어를 고급화하는 등 쾌적하고 안락한 쇼핑이 가능하다.

심 대표는 중대형화에 이은 또 다른 표준화가 프리미엄 매장으로의 질적 고급화라고 설명한다. 고급스러운 대형 매장에서 타 매장과는 다른 쇼핑의 즐거움을 맛본다면 재방문 고객이 이어지며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30평대가 국내에서는 대형 매장으로 불리지만 글로벌 표준의 절반 수준인 합리적 크기의 매장”이라며 “현재 국내 편의점 업계는 접근성으로 차별화를 이루기 힘들지만 큰 매장이 들어서면 타 매장 고객이 역전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통해 편의점 시장의 패러다임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를 만들며 리딩 컴퍼니로 변모하겠다는 것이 미니스톱의 구상이다.

외형의 ‘소프트 혁명’과 함께 심 대표는 품질 다변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전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원두커피 코너는 중저가 커피 매장과 경쟁하는 편의점 카페로 육성한다. 강점인 치킨·어묵 등 즉석요리 제품은 더욱 고급화해 외식 프랜차이즈 점포를 찾는 고객들 유인하겠다는 심산이다. 심 대표는 “미니스톱은 업계 중 유일하게 전 매장에서 조리가 가능한 휴게 음식점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1·2인 가구가 먹기에 기존 치킨 등은 양이 많은 반면 미니스톱에서는 소량 구매가 가능해 즉석식품의 인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즉석식의 차세대 전략은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디저트 메뉴 강화다. 최근 벨기에 초콜릿을 사용해 내놓은 소프트아이스크림은 성수기가 아닌데도 차별화된 아이스크림을 원하는 고객의 수요가 몰리며 인기 메뉴로 급부상했다.


신규 사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도로변에 위치한 휴게형 편의점이 대표적으로 기존 상가가 아닌 도로변에 단독으로 편의점 점포를 지어 자동차로 이동하는 고객 등의 수요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미니스톱은 일본 등에서 보편화된 ‘프리 스탠딩’ 편의점을 내년부터 매해 40개 이상 출점해 포화 상태에 도달한 시장에서 틈새 공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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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심대표는 국내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한류 기반의 다양한 제품을 제작, 수출하는 등 기타 신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미니스톱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발걸음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내년까지 신성장동력 발굴이 속도를 내고 성과를 얻을 경우 기업공개(IPO) 등도 검토해 한국 미니스톱의 장기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e is...

△1967년 충남 천안

△1993년 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

△1992년 미원통상(현 대상) 입사

△2000년 대상유통 운영부 과장

△2004년 한국미니스톱 영업기획실장

△2006년 영업기획 본부장

△2010년 영업본부장

△2011년 상품본부장

△2012년~ 한국미니스톱 대표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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