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소 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사진)씨가 2일(현지시간 1일) 덴마크에서 체포된 가운데 경찰은 정씨의 신병을 신속히 확보하기 위해 현지 경찰에 긴급인도구속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법무부 국제형사과, 특별검사팀 등과 조율해 정씨에 대한 긴급인도구속 요청을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긴급인도구속은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의 소재가 확인됐으나 정식으로 신병을 인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도주할 우려가 있는 경우 구금 상태를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조치다.
경찰청에 따르면 덴마크 경찰은 현지 제보를 바탕으로 올보르그시의 주택에서 정씨를 포함해 5명을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하고 이를 한국에 통보했다. 애초에는 정씨 포함 4명이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청이 확인한 결과 정씨의 아들로 보이는 2015년생 어린아이를 포함해 모두 5명이 검거됐다.
우리나라 사법당국은 정씨가 덴마크에서 체포됨에 따라 현지 사법당국과 협의를 거쳐 국내 압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씨의 신병을 신속하게 국내로 압송해 정씨가 연루된 이화여대 학사비리 수사를 본격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특별검사팀은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지명수배하고 지난 달 27일 경찰청을 통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 발령을 요청한 바 있다.
정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는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인터폴 적색수배자에 이름이 올라가기까지는 통상 일주일 정도 걸린다. 경찰은 이르면 3일 인터폴의 정씨 적색수배 발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폴이 정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내리면 다시 정씨를 긴급 체포해 송환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현재 인터폴의 적색수배자 중 한국인 여성은 김모(61)씨 1명이 있다.
덴마크 현지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되면 72시간 동안 구금이 가능하다. 일반적 절차로는 현지에서 체포됐어도 우리 정부가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쳐 국내로 송환해야 한다. 다만 정씨가 현지에서 범죄인 인도 관련 재판을 받는다면 송환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청장은 “정씨가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됐는데, 만약 혐의가 없어서 풀어줘야 한다면 적색수배가 아직 안 된 상태이니 그 간격을 메우려고 긴급히 인신을 구속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이화여대 재학 중에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학점을 취득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정씨의 학사비리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씨의 측근 및 이화여대 관계자 등을 소환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검은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의혹을 받는 류철균(51·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교육부가 실시한 감사에서는 정씨는 부당한 방법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것으로 조사돼 이에 관한 특검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유럽에 체류하는 동안 현지에서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국내 송환이나 강제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