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고 분양시장 역시 11·3 대책 발표 전과는 달리 수요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17년 정유년 부동산시장 역시 지난해 시장 분위기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규제와 금리상승, 부동산 정책, 수급상황, 거시경제여건 등 부동산 시장의 내외부 변수들이 현재로서는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등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년’ 시장 흔들 3대 변수…정책·입주·금리=올해 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대출규제 등 정부 정책과 역대 최대의 입주 물량,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상승이 꼽힌다.
우선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전국 아파트 입주는 지역별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7만가구로 지난 2012년(17만9,000가구)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다. 입주물량이 급증하게 되면 아파트 전세 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최근 성행했던 ‘갭 투자’의 결과로 역전세난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게 돼 매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최대 입주물량에 따른 가격하락이 대량공급지역부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수도권보다 지방의 경우는 그 압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출규제 등 정부 정책도 올해 시장을 옥죄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미 분양아파트의 중도금 집단대출 기준이 강화된 데 이어 잔금대출도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게 된다. 보금자리론의 소득 기준과 주택가격 기준도 강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대출을 통한 주택매매 전략은 차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리상승은 이미 현실화된 변수이지만 심리적으로 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단행된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금리에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그동안 레버리지 전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투자자들이 상승한 금리 탓에 ‘하우스푸어’로 바뀔 경우 시장은 또다시 휘청일 수밖에 없다.
◇주택·분양시장 과열 진정…수익형 부동산 관심=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올해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인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동산 관련 민간 연구소들은 올해 집값 상승 정도를 물가상승률 이하의 사실상 ‘마이너스’ 변동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주택가격 변동률이 -0.8%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주택산업연구원 역시 수도권은 0.5% 상승, 지방은 0.7% 하락을 예상했다.
악재로 인한 집값의 하방 압력이 여전하겠지만 부동산시장의 경착륙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저가 매수를 노리는 대기수요가 시장을 떠받치고 있고 금리 상승이 예견되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금리 수준은 여전히 낮아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계속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주택 위축 시 해당 지역을 특별구역으로 지정해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분양시장 역시 올해와 같은 과열 양상이 진정되는 수준에서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전반적으로 청약자 수가 줄어들고 경쟁률도 1순위에 마감하는 단지도 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가운데 공급물량과 개발 호재, 가격 등의 여부에 따라 차별화, 즉 양극화된 모습이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 여력이 줄면서 수익형 부동산이 올해 부동산 투자를 이끌어갈 유력한 상품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금리상승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임대수익률이 시중은행 금리를 추월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수익형 부동산을 유망한 투자상품으로 선택한 전문가가 35명으로 전체의 80%가 넘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오피스텔이나 분양형 호텔보다는 수요가 뒷받침되는 상가주택이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중소형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이 투자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