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교수는 특검팀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한 두 번째 사례입니다.
정씨까지 덴마크에서 체포돼 국내 송환이 가시권에 들면서 특검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류 교수가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과목에서 조교에게 정씨의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하도록 하고 정씨에게 부당하게 학점을 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류 교수 측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전반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자신도 부탁을 받고 한 것일 뿐 범죄 혐의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류 교수는 자신에게 최씨 모녀를 소개해주며 ‘잘 봐달라’고 부탁한 사람으로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을 지목하고 나섰다.
류 교수 측은 “김 전 학장이 3번이나 요청해 작년 4월 교수실에서 최씨와 정씨를 1분간 만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또 “(김 전 학장이) 말하는 것으로 보아서 최씨 모녀가 매우 가까운 관계인 걸로 짐작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김 전 학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국회의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출석해 “모른다”, “아니다”로 일관하며 정씨의 특혜 관련 의혹을 전면 인정하지 않았다.
또 정씨의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선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고만 답했다. 류 교수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것이며 정당한 권한 범위를 벗어난 위법은 없었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류 교수 측 주장으로 김 전 학장은 위증 의혹까지 불거진 가운데 정씨 학사 비리 의혹을 규명하고자 특검팀에서 들여다봐야 할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특검팀은 정씨에게 이대가 각종 특혜를 제공하도록 추진한 사람이 누구인지 ‘윗선’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는 최경희(55) 전 총장이 손꼽힌다.
이날 류 교수 측은 ‘김경숙 학장보다 더 윗선의 지시는 없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총장은…”이라며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최 전 총장이 이미 청문회에서 “두 차례 최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시인했고, 최씨와 골프 회동을 했다는 증언이 나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최 전 총장 또한 특검팀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수사 대상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달 29일 최 전 총장의 연구실 및 김 전 학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혐의를 입증할 물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검팀은 정씨의 국내 송환 추진과 동시에 조만간 김 전 학장과 최 전 총장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씨와 류 교수 등의 진술 등에 따라 특혜를 주도록 한 ‘윗선’이 누구인지, 대학 측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등이 드러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