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불붙은 '금융 모바일 플랫폼 전쟁'

"인터넷銀 가세에 기존 영업으론 저성장 못 벗어나"

은행, 업그레이드 버전 잇달아 출시...서비스 차별화

0415A01 주요 금융지주 모바일 플랫폼 전략 목표


금융권에서 최초로 모바일메신저인 ‘위비톡’을 선보인 우리은행은 오는 17일부터 기업계정을 열어 중소기업들에 사내 메신저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내 메신저는 정보보안과 업무효율을 위해 최근 기업들의 수요가 매우 높은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위비톡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무료로 사내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3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위비톡이 진화해 기업의 무료 사내 메신저 서비스로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대고객 서비스다. 자연스럽게 은행 거래기업 고객들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및 금융지주회사들이 새해 들어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 전투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기존의 틀을 깨는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없이는 인터넷은행이나 정보기술(IT) 기업 등 새롭게 출현하는 경쟁자들에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을 통한 성장’이라는 전통의 금융회사 영업방식은 저성장 구도에서 이미 한계에 부딪혔고 은행은 매년 수천 명의 직원을 내보낼 정도로 군살 빼기에 나선 상태다.


은행지주 가운데 모바일 플랫폼 혁신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이날 하나멤버스 앱 내에 금융권 최초의 증강현실(AR) 서비스를 탑재한 ‘하나머니 고’를 론칭했다. 이는 전 세계에 스마트폰 증강현실 게임 열풍을 일으킨 ‘포켓몬 고’와 비슷한 구조다. 하나멤버스 고객이 KEB하나은행·하나카드·하나금융투자 등 영업점이나 GS25시·CGV 등 제휴사 매장 가까이 가면 스마트폰 화면에 다양한 쿠폰 아이콘이 생성되고 이를 획득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파는’ 플랫폼이 아니라 고객이 와서 ‘즐기라’는 데 서비스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모바일 플랫폼은 고객들이 좋아서 스스로 찾아 친구에게 추천하고 이런 자체의 성장력이 굉장히 중요하며 그것이 곧 하나멤버스의 발전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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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과 KB금융 또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모바일 플랫폼 ‘신한 판클럽’의 2단계 버전과 별도의 인증 없이 다른 그룹사의 서비스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신나는 한 판’을 10일 선보이며 KB금융은 이날 시니어 고객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 ‘골든라이프 뱅킹’을 출시했다. 골든라이프 뱅킹은 이용도 높은 조회·이체 메뉴를 전면 배치하고 화면 글씨체를 확대하는 등 시니어 맞춤형 모바일 환경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한 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많은 금융회사가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차별성이 크지 않았다”며 “올해는 대부분의 금융지주 회사들이 플랫폼 차별화를 경영목표의 최우선 화두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윤홍우·김보리·조권형기자 seoulbird@sedaily.com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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