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탄핵심판 첫 변론, 사실상 소명기회-직접 신문 기회 박탈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3일 헌법재판소에서 본격적인 막을 올렸지만 정작 박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법정에서 직접 소명 기회는 내던진 것이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청와대 기자들에게 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장외전’을 펼쳤던 모습과 대조되는 상황.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을 진행했다.

청구인 측은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소추위원단 소속 이춘석?손금주?박주민 의원, 황정근 변호사 등 11명의 대리인단이 참석했다.

피청구인 측은 이중환 변호사를 포함해 9명의 대리인단이 참석했다. 당사자인 박 대통령은 불출석했다.

탄핵심판 절차는 피청구인 대통령이 탄핵소추 사유를 직접 반박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힐 절차적 권리를 보장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고, 오는 5일 2차 변론부터는 대리인단 출석만으로 심리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불출석하면서 소추위원이 박 대통령을 신문할 기회도 사실상 박탈됐다.


박 대통령의 불출석 이유는 자신의 대리인단을 통해 입장은 충분히 전달하되, 소추위원 신문 과정에서 증거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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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측은 앞서 입증계획과 증거조사에 관한 의견서를 통해 대통령 신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박 대통령이 세 차례 대국민 사과만 했지 한 번도 기자회견을 통해 문답을 행한 바 없고, 검찰의 대면조사도 거부했다”고 전했다.

‘권력자에게 질문할 수 없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라는 50년 동안 백악관을 출입했던 한 기자의 말도 인용하고 나섰다.

그랬던 박 대통령은 ‘기습적인’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나를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최순실 씨와의 공모 관계를 부인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3일 “범죄 피의자로 탄핵소추 중인 ‘대통령’의 자기변호는 법정에서만 가능하다”며 “녹음도 못하고, 노트북도 없는 기자간담회로 국민을 기만하지마라. 궤변과 꼼수는 그만두기 바란다”고 전했다.

헌재는 2차 변론기일에서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과 최순실씨 측근인 윤전추, 이영선 행정관을 증인으로 불러 조사를 펼친다.

오는 10일에는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 증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강제 구인된다. 소환에 불응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헌재는 세 차례 준비절차를 통해 국회와 대통령 측 입장을 듣고, 쟁점과 증인 등을 정리한 바 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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