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탄핵 증인 윤전추 무슨 말 했나

2차 변론기일 증인 발언 종합

"대통령 세월호 정상직무" 적극 옹호

"채용 경위 최순실과 관계 없어"

5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은 4명의 증인 중 안봉근·이재만·이영선 3명이 송달불능과 불출석 사유서 제출로 참석하지 않으면서 상당부분 공전했다. 유일한 참석 증인인 윤전추 행정관은 국회 측의 질문이나 대통령에 불리한 질문은 답변을 회피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행적이나 의상 대금 지급, 박 대통령을 대하는 최순실씨의 태도 등 기존에 알려진 대통령 관련 의혹은 적극 해명했다.

윤 행정관의 이날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朴, 세월호 참사 당시 정상직무” 적극 옹호=윤 행정관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당일 오전 내내 관저에서 근무했으며 박 대통령 역시 그 시간동안 관저에 머물렀다고 증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당일 오전 관저에서 안봉근 비서관도 직접 만났다고 증언했다. 이는 청와대가 홈페이지에서 밝힌 당일 행적에서도 빠진 부분이다. 오후에는 정호성 비서관도 관저를 찾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오전에 피부 시술 등을 받은 사실 없이 대면보고를 포함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했다는 취지의 증언이다.

발언을 종합하면 윤 행정관은 당일 오전 7시에서 7시 30분 사이 청와대 본관으로 출근했다가 대통령의 ‘사적인 업무’를 위해 호출을 받아 8시 30분께 관저로 건너갔다. 윤 행정관은 “미용사는 오후에 왔고 오전에는 안 왔기 때문에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미용사가 다녀갔다는 보도는 오보”면서도 “오전에 관저에 갔을 당시 피청구인은 업무복을 입고 메이크업과 헤어를 한 단정한 상태”라고 답했다.

이후 9시께 박 대통령은 관저 내 집무를 보는 공간으로 갔고, 윤 행정관은 사적인 업무를 마무리 한 후 관저에 남아 남은 개인 업무를 보던 중 ‘급한 서류’를 수령했다고 증언했다. 윤 행정관은 이 서류를 자신에 전달한 인물은 “관저 직원”이라고 답했으며 “인터폰으로 피청구인에게 연락을 한 뒤 문앞으로 서류를 받으러나온 피청구인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문앞까지 나오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급한 서류라 나오신 것 같다”고 답했다.

안봉근 비서관이 관저를 찾은 것은 그 이후라고 했다. “오전에 그렇게 서류를 전달하고 조금 있다가 안봉근 비서관이 집무실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후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점심이 들어가고 평소 식사시간 30분보다 짧은 10~15분 사이에 식사를 마쳤다는 것이 윤 행정관의 증언이다. 아울러 이후 방문한 미용사의 머리 손질 시간도 “평소 30분 정도 걸리지만 당일은 15분 정도에 끝났다”며 ‘90분 미용’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관저에 TV가 없어 관련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국회 측 지적에도 “다른 방에서도 볼 수 있으며 PC 등으로도 볼 수 있다”며 옹호했다.

이외에도 윤 행정관은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한 의혹들을 적극 해명했다. 국회 측이 “김영재 원장이 오전에 방문을 해서 시술이든 의료행위를 해서 머리가 헝클어져서 다시 머리를 하기 위해 미용사를 부근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미용 빼고는 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오전 중에 가글을 전달하고 한 점과 관련 “편도나 목이 부었을 때 쓰는 것으로 저 역시 같은 제품을 쓴다”며 “성형시술로 마비가 왔을 때 쓴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했다.

◇“청와대 입성과정 최순실과 관계없어”=윤 행정관은 “2012년 초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 분이 찾아왔고 제가 박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로 가서 면접을 봤다”며 “처음에는 운동을 지도했고, 후보님으로 활동하실 때는 개인 업무를 도왔다”며 박 대통령과의 만남을 증언했다. 개인업무나 사저에서 운동을 하던 당시 기구가 있었는지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국회 측 대리인이 “추천할 사람은 최순실 씨 또는 정윤회 씨 밖에 없다고 보인다”고 질문하자 “알지 못한다”고 부정했다. 휴대폰에 최 씨와 정유라씨의 전화번호가 저장됐던 경위도 “고객이 트레이닝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 근무하던 피트니스센터의 데스크에서 전화번호를 알려준 것”이라며 “친분은 없다”고 했다.

자신이 3급 행정관으로 채용된 경위와 관련해서는 “전 직장에서 더 많은 연봉을 받아 임금을 맞춰주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의상실 CCTV 영상, 보이는 장면 외 부정=윤 행정관이 의상실에 최씨의 지시를 받아 옷을 챙기는 등의 장면을 담은 이른바 ‘의상실 CCTV영상’과 관련해서는 영상으로 확인된 이외의 사항은 부정했다.

당시 현장에 도착하고서야 최 씨가 있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 윤 행정관의 설명이다. 아울러 평소 의상실에 가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이나 최 씨가 관여하는 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다만 의상 대금을 지급한 과정에 대해서는 적극 답했다. 윤 행정관은 “피청구인이 직접 저에게 서류봉투에 돈을 담아 주면서 ‘이 돈을 의상실에 가져다 주라’고 해서 몇 번 전해줬다”고 답변했다. 이른바 의상 대금을 최 씨가 지급해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 혐의가 있다는 의혹을 부정하는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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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권성동 소추위원이 “처음에는 피청구인 지시를 받아 의상실에 간 적이 없다고 하다가 부지불식간에 피청구인이 의상대금을 주라고 해서 갔다고 말이 바뀌었다”고 꼬집자 “이 일은 최근이라 잘 기억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당시 의상실 내에서 찍힌 영상의 내용이 “최 씨의 지시를 받고 일하고 있던 장면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했다. “최 씨가 비밀문서인 해외순방 일정표를 보면서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당시 순방표인지 몰랐으며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답했다.

국회 측 대리인이 “고영태는 피청구인의 사이즈를 증인에게 연락 받았다고 하는데 허위 진술이냐”라고 묻자 “모른다”고 했다.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을 만났을 때의 태도를 묻는 질문에는 “언론에 나오는 것과는 완전 반대”라며 “대통령에 대해 공손하게 대했다”고 주장했다.

◇기본 업무는 모르쇠=윤 행정관은 심문 초반 국회 측 대리인이 본격 심문을 위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질문 대부분을 “곤란하다”거나 “모른다”고 답했다.

“비공식 업무, 개인적 업무가 뭐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개인적인 비공식 업무를 말하는 건 곤란하다”고 했으며 “피청구인이 직접 연락할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 “곤란하다”고 했다. 국회 측이 거듭 추궁하자 “인터폰”이라고 답했다.

근무 시간 종료 시점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으며 “공식 일정이 없는 날 피청구인이 관저에 있느냐”는 물음도 “잘 모른다”고 했다.

외부인을 관저로 안내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다만 “최순실 씨를 차량에 태워서 청와대로 동행한 사실은 없다”고 명확히 했다.

이영선 행정관과 업무 분장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미용사를 부르는 방법, 기치료 아줌마도 “모른다”고 했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거듭된 모르쇠를 지켜보다 “본인의 범죄행위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거부할 수 있지만 그 외에는 증언해야 하는데 지금 객관적으로 볼 때 알 수 있는 것도 모른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며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 주변에 아는 사람 있었나” 재판관들도 적극 질문=양 측의 증인 심문을 지켜보던 재판관들도 채용경위나 세월호 당일 행적을 두고 추가 질문을 내놨다. 강일원 재판관은 “2012년 초에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게 되면서 당시 박 대통령 주변에 알고 있던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윤 행정관이 “없다”고 하자 “유일하게 아는 사람이 최순실 씨 가족이었겠군요”라고 집어냈다.

안창호 재판관은 “압수물 중에 최 씨가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가 있는데 왜 보낸 것이냐”라고 물었다. 윤 씨는 “트레이너에게 다 준 것”이라고 답했다. 최 씨에 대한 호칭은 뭔지 묻자 “선생님”이라고 했다.

이진성 재판관은 몇 가지 질문을 던진 뒤 “그렇다면 세월호 당일만 왜 관저에 있었던 것이냐”며 압박했다. (오전 호출 뒤) 남아서 처리해야 할 업무를 보던 중 서류가 올라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이 재판관은 질문을 통해 ”안봉근 비서관이 머문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점심 전까지“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김흥록·이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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