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스스로근무제’는 선택 아닌 필수

윤규선 AJ렌터카 대표이사

윤규선 AJ렌터카 대표이사


“우리 팀은 스스로근무제(탄력근무제)를 시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4월 스스로근무제를 시범 도입하겠다고 결정했을 때 중간관리자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거나 팀의 업무 특성상 실시간 업무 지원이 필요하다는 등 논리적인 근거도 있었다. 그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필자는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스스로근무제 시행의 본질을 파악하고 현재 시스템을 보완해나간다면 잘 정착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스로근무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바로 주체성과 책임감, 그리고 삶의 균형이다. 회사가 스스로근무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일을 더 적게 한다거나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 회사 일을 모르쇠로 일관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라는 것이다. 기업구성원은 업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더 적은 시간 안에 기존과 같은 수준의 또는 더 나은 효율과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업무 외적으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그만큼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주체성과 책임감이다. 그리고 스스로근무제로 늘어난 여유시간에는 자기계발과 가정생활에 투자하거나 나 자신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사용하면 된다. 진정한 의미의 일과 삶의 균형을 충족시킬 수 있는 소중한 제도인 셈이다.


스스로근무제를 위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이 제도의 시행 가능 여부가 아닌,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내·외부 시스템을 보완하고 제도적 지원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업무실태 파악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구성원들의 인식이나 가치체계를 파악하는 것도 포함돼야 한다.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업무에 대한 자율성과 주인의식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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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환경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의 시작은 기존의 고착화된 근무체계를 깨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다. 스스로근무제와 자율출퇴근제·유연근무제 등 기업마다 사용하는 단어는 조금씩 다르지만 기존의 근무체계를 뒤엎는 혁신과 변화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근무제도의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필연적인 흐름으로 보인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당연시되면서 자연스럽게 가정과 직장의 건강한 균형과 양립이 사회를 지탱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필자가 사회 초년병이던 시절의 ‘소속된 조직을 평생직장으로 여겨 충성’하고 ‘개인적인 생활은 제쳐 두고 오직 회사의 업무에 중점을 두는’ 가치관은 이미 먼 과거의 무용담이 돼버린 듯하다.

야근과 주말근무가 잦지만 높은 연봉을 주는 직장보다는 존중과 여가, 그리고 가족과의 저녁이 있는 삶을 택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여러 통계를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인 환경변화가 근무제도의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시스템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보완해나가자. 그래야 기업도 직원들과 함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도가 가진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새롭게 맞이한 2017년, 열심히 일하면서도 행복한 직원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윤규선 AJ렌터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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