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사내 메신저로 전산 관련 직원의 ‘호소문’이 돌았다. 이 직원은 “애초부터 말도 안 되는 전산 통합 일정과 시나리오였다”며 “기본적인 서버 증설도 예상하지 못한 채 채찍만 휘두른 결과”라고 비판했다. 특히 호소문에는 “무슨 (전산 통합이) 짬뽕도 아니고 이거에 저걸 섞고 붙이고”라며 전산 통합 내용도 어설펐음을 지적했다. 결국 이번 전산장애가 무리한 전산 통합 일정과 방식이 만들어낸 ‘예고된 사고’였다는 얘기다.
미래에셋대우의 통합이 완료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2일부터 가입자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과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서둘러 서버 용량을 확충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5일까지도 일부 가입자들은 로그인 오류 등을 겪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내부에서는 전산 통합이 올해 1월2일 첫 거래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진행돼 일정에 무리하게 쫓겼다고 지적한다. 여기다 현재 발생하는 전산장애의 처리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임시방편이라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피해고객들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피해보상 청구와 함께 단체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다만 로그인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거래를 시도한 기록이 없어 보상 범위를 책정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어제까지는 장애 사실이 제보됐지만 오늘은 문제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피해 근거가 확인될 경우 적절한 보상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통합 첫날인 2일부터 3일까지 MTS 업데이트에 문제가 생겨 미래 측이 관련 조처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애 문제를 수습한 뒤 피해자 보상 과정을 지켜보고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검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시진·지민구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