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소업계와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주 청장은 지난 4일 새해 첫 업무로 서울지역 수출기업인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올 한해를 중소·중견기업 ‘수출 도약의 해’로 만들어 중소·중견기업 수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주 청장은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이 약 2% 증가한 점을 들어 이를 디딤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일부 언론에서는 주 청장이 올해 중견·중소기업 수출비중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수출이 2015년 962억달러에서 지난해 979억달러로 17억달러, 1.8% 증가한 것은 맞지만, 자산 5조원 미만인 중견기업 수출은 이보다 3배 이상인 54억달러, 5.6% 감소한 상황이다. 중견기업 범위를 자산 10조원까지 확대할 경우 중견기업 수출 감소액은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특히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수출은 지난해 8.3%나 감소해 자동적으로 중견·중소기업 수출비중이 48.5%로 커진 점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자산 5조원 미만인 중견·중소기업 수출 비중이 35.9%에서 37.5%로 1.6%포인트 늘어난 것은 대기업(자산 5조원 이상) 수출액이 2015년 3,380억달러에서 3,099억달러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 KCC, KT&G 등 자산 5조~10조원인 대기업을 중견·중소기업 수출 통계에 포함시켜 수출비중이 48.5%라고 주장하는 것도 억지스러워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외청인 중기청 수장이 수출 의지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수출 통계를 선택적으로 유리하게 인용하고, 비현실적인 정책 목표를 내세우는 것은 자칫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권영학 중기청 대변인은 “지난해 9월 대기업 기준 상향조정으로 매출 5~10조원 기업집단이 중견기업에 편입됨에 따라 2016년 수출비중이 이미 48.5%에 이르렀다”며 “올해 중소·중견기업의 세계화에 집중한다면, 수출비중 50% 달성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견기업의 경우, 반도체 등 일부품목의 대중국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조선경기 악화로 선박수출이 부진해 전체적으로 감소했으나, 이들 특이업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중견기업 수출 역시 15년 3.1% 증가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영기자 hy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