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은 이미 밝힌 대로 담담하게 법적 절차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관련된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주말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과 대리인단은 특히 10일 변론에 큰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번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증인으로 소환됐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신문 결과가 이번 탄핵 심판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은 수첩과 통화녹음파일이라는 물적 증거를 남긴 터라 모르쇠로 일관하기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세 사람이 헌재 심판에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10일 이후 적당한 시점에 추가로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며 직접 여론전에 나섰지만 이후 새로운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추가 입장 표명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온갖 의혹에 대해 결백하다는 입장과 억울한 심정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입장 발표 형식과 시기 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과 여야의 갈등, 소녀상 설치를 놓고 험악해진 한일관계 등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나라 걱정을 많이 하데 그 중에서도 외교 문제에 대해 굉장히 가슴 아파하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 일본과의 문제가 굉장히 어려워진 부분에 대해 착잡한 심경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