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검팀이 9일 오전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의혹 규명을 위한 이번 소환 조사는 삼성그룹 2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출석하며, 장충기 차장에 이어 최지성 실장도 곧 특검 사무실에 도착할 예정이다.
특검 관계자는 9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신분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며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소환 조사는 특검이 지난해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과 관련해 삼성의 특혜 지원 의혹 수사를 시작한 이래 삼성 수뇌부를 정조준한 것으로 특검 수사가 ‘삼성 뇌물의혹’을 벗겨낼 정점에 와있다고 볼 수 있다.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며, 현재 ‘비선실세’ 최순실(61) 씨의 금전 지원 실무를 총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은 승마선수인 최 씨 딸 정유라(21)씨 지원을 위해 2015년 8월 최 씨의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와 220억 규모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 가량을 송금했으며,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이같은 금액의 지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 합병에 국민연금이 지지해준 데 대한 보답이 아닌 지 의심스런 대목이다.
삼성 측은 청와대 압박에 못 이겨 돈을 내놓았다는 ‘공갈, 강요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 청문회에서 “단 한 번도 뭘 바란다든지,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출연하거나 지원한 적 없다”고 대가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