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정책 불확실성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의 3배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태신(사진)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8일(현지시간) 한미경제학회(KAEA)가 미국 시카고 하이엇 리젠시에서 개최한 조찬포럼에 참석해 “한국에 소비·투자·수출이라는 세 가지 성장 기둥이 동시에 무너져 내리는 ‘퍼펙트 스톰’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장은 ‘2017년 경제전망과 위기 가능성 점검’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정치적 요인에 의한 정책 불확실성이 IMF 위기 시의 3배에 달하고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투자 역시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출의 경우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2014년 이후부터 세계교역 성장률보다 우리나라 교역 증가율이 낮은 현상이 발생하는 등 IMF 위기 때보다 열악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주요국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적 여력도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대외적인 여건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다”면서 “통화·재정·환율정책 측면에서 우리 정부의 운신의 폭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2017년 성장률은 2016년보다 낮은 2.1%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단순 제조업의 수출만으로 성장하는 시기는 지났다. 경제체질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사물인터넷(IoT)과 제조업의 융합,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 우리 경제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작업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계부채가 IMF 위기 때보다 크게 증가해 적자가구 비중이 21%를 넘어서고 있는데다 생산 가능 인구마저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활력을 찾기 어렵다”면서 “지금의 위기는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이기 때문에 재정지출 증대를 통한 경기부양은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