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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대한항공 유상증자, 재무구조 큰 개선은 어려워"

대한항공(003490)이 지난 5일 결정한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재무구조 개선에는 긍정적이지만 크게 숨통을 틔울 만한 수준은 못 된다는 신용평가사의 평가가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10일 대한항공에 대해 “유상증자가 현금흐름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지난해 발생한 당기순손실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3·4분기까지 9,0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한진해운 관련 지원채권 8,267억원의 손상 인식 △약 3,600억원으로 추정되는 순금융비용 △외화환산손실 약 3,500억원을 감안하면 5,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용건 한신평 실장은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실적은 유가·환율·경기·외교관계 등 외부 변수들로 인해 지난해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달러 강세는 재무안정성 개선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작년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유류비, 항공기 임차료 등 외화로 지급해야 할 비용이 많은 항공사에게 달러 강세는 영업실적과 영업외수지에 부정적 요인이다. 게다가 대한항공의 작년 말 기준 총차입금 15조3,000억원 중 75.1%가 외화차입금이다. 이 중 85%가 달러화 부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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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은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실적과 재무구조 개선 여부를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한진해운 지원 관련 채권 총 8,267억원은 모두 정리했다. 문제는 항공기 도입 관련 대규모 투자와 그룹 내 호텔·레저사업 지원 등에 따른 재무부담이 과중하다고 한신평은 지적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대한항공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대한항공에 대해 4·4분기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을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3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내렸다. 방민진 연구원은 “지난 4·4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대비 110원 올라 외화환산손실이 9,000억원 정도 발생했을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세전 7500억원 정도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의 주가는 11시5분 현재 전날보다 0.58%(150원) 오른 2만6,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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