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한중일, 방공식별구역 중첩 갈등 시작되나

KADIZ 확장 3년만에 中군용기 대거 침범…中 “훈련상황”


폭격기 6대 이어도 동시진입 처음…유사 사건 반복될 듯

‘사드 배치-中 영유권 무력시위’ 등 다목적 포석

日 전투기도 중국보다 2배 가량 침범…‘한국에 사전통고’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중국과 일본 군용기의 침범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 폭격기 등 군용기 10여대가 9일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의 KADIZ를 침범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군은 이에 F-15K 전투기 등 10여대를 긴급 발진하고 즉각 경고통신을 가했다.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는 중국 지난(濟南)군구 방공센터를 연결하는 핫라인을 통해 경고 메시지도 발신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이번 비행이 훈련 상황”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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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훙-6(轟·H-6)’ 전략폭격기 6대 뿐 아니라 윈(運·Y)-8 조기경보기 1대, 윈-9 정찰기 1대 등을 비행시킨 이유는 단순한 훈련 목적을 넘는 비행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남·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따른 중국의 무력시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우리나라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일련의 행동과 관련이 있는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10일 “현재 상황과 중국의 이번 조치를 연계해서 해석해야 할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중국 군용기들이 이어도 인근 상공을 벗어난 뒤에는 KADIZ를 침범하지 않고 일본 방공식별구역 쪽으로 비행을 했다”고 말했다. 일본 NHK는 중국 군용기의 일본방공식별구역 침범 사실을 9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지난해 8월에도 ‘H-6 전략폭격기가 이어도 인근 상공을 침범했으나 이번처럼 6대의 폭격기가 동시에 기습 침범한 것은 처음이다. H-6 전략폭격기는 러시아제 TU-16 전략폭격기를 면허생산한 기종으로 초음속 대함미사일 10여 발을 탑재하고 중국 본토에서 괌까지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영공 침범은 아니지만 중국은 지난해에도 수십 차례 KADIZ에 들어왔다”며 “그 때마다 전투기를 긴급 발진,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의 KADIZ 침범은 중국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며 “다만 일본의 경우 대부분 우리 측에게 사전 통고했었다”고 덧붙였다.

한중 국방부는 2015년 12월 31일 개통 이후 사실상 ‘불통’ 상태인 핫라인을 이번에도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어도 인근 상공이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어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관측하고 있다.

중국이 2013년 11월 23일 동중국해에 일방 선포한 방공식별구역(CADIZ)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및 KADIZ와 상당히 겹치고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 방위를 목적으로 미상의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설정한 구역이기 때문에 국제법적으로 영공에 해당하지 않아 중국의 이어도 중첩 구역 침범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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