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KB증권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단순 해외법인을 설립해 브로커리지 영업에 한정하지 않고 홀세일(법인영업)에 두각을 나타내는 증권사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방침이다.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뿐만 아니라 ‘은행과 증권’ 협업 시너지를 한층 높여 오는 2020년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윤경은·전병조 KB증권 각자 대표는 10일 통합 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첫 간담회 자리를 통해 “베트남·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단순 브로커리지 보다 홀세일 영업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를 인수해 동남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KB증권은 지난 2일 윤경은 전 현대증권 사장이 WM 부문을, 전병조 전 KB투자증권 사장이 IB 부문의 각자 대표를 맡는 체제로 공식 출범했다. 통합 출범과 함께 KB증권은 자기자본 4조1,000억원의 초대형 IB 기준 4조클럽에 입성했다.
통합 KB증권은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 창출을 최우선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은증(銀證)연계’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윤경은 사장은 “지주와 은행·보험·운용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과거 주식·채권·펀드 등 단일 상품판매에 그쳤던 WM사업을 중장기적 자산관리 서비스제공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전병조 사장도 “증권과 은행이 기업투자금융(CIB) 센터를 통해 중견 중소기업에 지분투자와 메자닌투자, 기업공개(IPO), 증자 등 기업성장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과 증권 IB 인력이 각각 300여명과 200여명”이라며 “국내 최대 전문 IB 인력을 보유한 만큼 딜 소싱 밀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WM과 IB 간의 협업관계를 위해 세일즈&트레이딩(S&T) 부문도 강화된다. 윤 사장은 “S&T 부문의 인력과 평가모델을 보강하고 그동안 미진했던 채권·외환·원자재(FICC) 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공급해 상품공장(Product Factory)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최근 출시된 ‘부산도시공사 신용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이 대표적인 IB+WM 결합상품”이라며 “IB는 딜을 소싱하고 WM은 리테일 고객용 상품을 공급하는 사례가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은행’과 ‘IB+WM’ 시너지에 대한 기대는 올해 순이익의 전망치도 높이고 있다. 지난해 합병 전 순이익 단순 합산(추정치)의 두 배가 넘는 3,400억원대 순이익을 올해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송종호·서민우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