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지성 "이재용에 '최순실 지원' 보고 안했다"

"협박에 어쩔수 없이 지원" 대가성·뇌물 혐의 부인

특검 "崔 새 태블릿PC에 지원금 증거물 담겨" 반격

李 부회장 소환 방침…외교부, 정유라 여권 무효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이 삼성그룹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최순실 특혜 지원’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을 향한 특검의 칼날이 시시각각 다가오자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특검과 사정 당국 등에 따르면 최 부회장과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특검 조사에서 “이 부회장에게 최순실 특혜 지원 내용을 보고하지 않고 본인 판단에 따라 (지원을) 결정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지원금에 대한 대가성과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극구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61)씨 협박 등 압력에 따른 지원이었고 이 부회장은 연관이 없다는 내용의 반론이다. 이는 특검 수사에 대한 삼성 측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5년 7월 이 부회장을 독대하는 자리에서 협박에 가까운 역정을 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최씨 모녀에 대한 자금을 지원했다는 게 삼성의 입장이다. 대가를 바란 게 아니라 협박에 떠밀려 최씨 모녀에게 거액을 지원했다는 얘기다.


반면 특검은 최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이뤄졌고 여기에 이 부회장이 개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근거로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지원이 지난해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독대 이후 급진전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두 기업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지는 대가로 최씨 모녀에게 특혜성 지원금을 건넸다는 것이다.

특히 특검은 이날 최씨 소유의 새로운 태블릿PC가 존재한다고 밝히면서 “삼성이 최씨 모녀를 지원한 증거물이 담겼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새로운 태블릿PC에서 최씨의 독일 코레스포츠 설립을 비롯해 삼성 지원금 수수 등과 관련된 다수의 문건과 e메일이 발견된 점도 핵심 증거로 보고 있다.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제출한 태블릿PC는 2015년 7~11월 최씨가 사용했으며 국정농단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기존의 것과는 다르다.


각종 증거를 확보한 특검은 이번주 안에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을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 사람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한 뒤 이 부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특검 내에서는 두 사람의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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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토대로 박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직접 뇌물을 받은 것으로 혐의를 의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고려하면 최씨를 우회해 뇌물을 받은 것(제3자 뇌물수수)이 아니라 직접 받은 것(뇌물)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도 “법리 적용에 대해 검토 중이고 기소할 때 (죄명이)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외교부는 덴마크 현지 경찰에 체포·구금된 정유라씨의 여권이 10일 0시(한국시각)를 기점으로 직권 무효화했다고 밝혔다. 앞서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은 정씨에게 이달 2일 여권 반납명령 결정서를 전달했으며 정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일정 경과 기간을 거쳐 이같이 조치한 것이다. 외교부는 여권 무효화 조치 사실을 덴마크 당국은 물론 인터폴(국제경찰기구)에도 즉각 통보하고 정씨의 여권을 무효여권으로 등재 조치했다.

이에 따라 덴마크 당국이 정씨를 강제추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으며 실제 집행할 경우 특검팀이 정씨 신병을 확보해 국내로 송환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노희영·안현덕·진동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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