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5일 이 태블릿 PC를 제출했으며 이규철 특검보는 “사용자 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 최씨가 사용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씨는 그간 국회 청문회와 형사재판 등에서 “태블릿 PC를 쓸 줄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이 확보한 태블릿 PC의 입수 경위와 증거 능력에 의문을 제가햤다. 특검팀이 ‘또 다른 태블릿 PC의 존재’를 공개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특검팀은 “장씨가 제출한 PC는 최씨가 2015년 7월부터 11월까지 사용한 것”이라며 “작년 10월 최씨의 부탁으로 최씨 집 짐정리를 했던 장씨가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 태블릿 PC에선 최씨가 삼성 측에서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관련 지원금을 받기 위해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컨설팅 업체인 코레스포츠를 설립할 때 작성한 문서, 삼성의 지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작성한 문서들이 다수 나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특검팀 등에 따르면 최씨가 당시 박원오 승마협회 전무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삼성이 코레스포츠에 지원하기로 했는데 아직 (돈이) 들어오지 않았으니 빨리 보내라”고 재촉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삼성은 승마 유망주를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그해 8월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 컨설팅 계약을 맺고, 9~10월 사이에는 80억원을 코레스포츠로 송금한 바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태블릿 PC에) 저장돼 있는 파일이나 내용들이 기존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것과 사실상 일치하는 점이 많다”고 밝혔다.
PC에서는 또 그해 10월 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의 말씀 자료 중간 수정본도 발견됐다고 전해진다.
당시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역사관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다”면서 당시 논란이 됐던 ‘국정(國定) 교과서 도입’과 관련한 생각을 전했다. 이 발언이 나온 배경에 ‘최순실’이 있었다는 것.
특검팀 관계자는 “최씨가 수정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실제 박 대통령의 말씀 자료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최씨와 이메일 등을 주고받은 사람들을 소환해 당시 상황 등에 대해 추가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특검팀은 9일 소환 조사한 삼성그룹 최지성(66)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문제와 관련, “두 사람은 현재로선 참고인 신분으로 영장 청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팀 주변에선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소환 조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