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메이커-그룹재건 마지막승부 나선 박삼구]오늘 금호타이어 본입찰...SPC 설립해 1조대 베팅

中·인도 경쟁사 입찰금액 관건

20% 넘는 주가 하락도 변수로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나선다. 지난 2015년 그룹 지주사 격인 금호산업을 되찾은 데 이어 12일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도 승리해 영토회복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전략이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1조원대의 ‘풀베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채권단이 가진 지분 42.01%에 대한 본입찰에 나선다. 이번 본입찰에는 지난해 예비입찰을 통과한 중국계 4개 업체(롱타이어·더블스타·지프로·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코퍼레이션)와 인도 아폴로타이어 등 5곳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어 경쟁업체들이 제시한 최고 입찰가격과 같은 금액으로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올 수 있다. 실탄만 풍부하다면 박 회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박 회장의 자금조달 능력이다. 박 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금호산업 사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 당시 갖고 있던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해 SPC(금호기업)를 세우고 이를 통해 효성·코오롱 등을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여 가까스로 인수자금(7,228억)을 마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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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에는 금호산업과 동일한 ‘인수방정식’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게 재계와 채권단의 시각이다.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면서 이를 ‘개인 자격’으로 제한했다. 회장 자격으로 계열사 돈을 끌어오거나 우선매수권을 제3자에 넘겨 자금을 우회 조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6,000억원가량 빚을 진 박 회장 입장에서는 지분 100%를 보유한 SPC를 세운 뒤 지분을 갖지 않는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여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이 유일한 대안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채권단이 이 같은 방식의 자금조달 방안을 허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 경쟁자들이 금호타이어에 얼마를 베팅하느냐도 관건이다. 현재 시장은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9,000억~1조원가량으로 추산하지만 경쟁자 중 한 곳이라도 상식을 뛰어넘는 배짱 입찰을 할 경우 박 회장의 매입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그나마 최근 금호타이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박 회장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11일 9,030원에 마감해 금호타이어 매각공고가 나왔던 지난해 9월20일 종가(1만1,200원)과 비교해 20%가량 하락했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주가 수준만 보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적정 가격이 7,000억~8,000억원으로 판단된다”며 “응찰자들이 낮은 가격을 써낼 경우 유찰될 가능성도 있어 박 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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