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간접투자

“중소형 자산을 새 투자처로” … 큰손들, 외곽 골목까지 진출

서울 도심·강남 등 대형 오피스

공급 제한적·수익률 하락에

수백억대 중소형 매물에 관심

개인 등 투자수요도 다양해져

운용사들, 개성 있는 상권 찾아

경기 광명 등 빌딩매입 늘어

자라 창업주인 오르테가 회장이 최근 매입한 신사동 H&M건물./사진제공=엠피스홈페이지자라 창업주인 오르테가 회장이 최근 매입한 신사동 H&M건물./사진제공=엠피스홈페이지




#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최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위치한 A빌딩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부대비용을 포함한 빌딩 매입가는 약 350억원 수준이다. 케이클라비스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보라매한컴빌딩(390억원)에 투자하는 1호 부동산펀드를 설정했다.

◇중소형 자산 투자에 관심 갖는 큰손들
=11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클라비스와 같이 최근 부동산자산운용사들이 ‘중소형 자산’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 도심·강남·여의도 등 핵심 권역의 대형 자산 공급이 제한적인데다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자산운용사의 증가와 신규 기관·개인투자자의 진입으로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커지는 동시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해 큰손 국민연금도 이미 중소형 자산에 특화된 블라인드펀드에 투자했다. 운용사 중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 등 개인에 특화된 상품을 내놓기 위해 중소형 자산을 눈여겨보는 곳들도 있다.

관련기사



한 운용사 관계자는 “새로운 기관에서부터 개인까지 투자 수요가 다양해졌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특히 이제 막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에 진입한 개인들에 적합한 중소형 자산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개성 뚜렷한 상권 찾아 서울 외곽지역까지 눈길=최근 운용사들의 중소형 자산 투자가 서울 핵심 상권을 넘어 서울 전역과 수도권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 최근 자라 창업주인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 회장이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H&M빌딩을 사들여 화제가 됐다. 또 다른 외국계 투자가는 신사동에 위치한 이마트 땅을 사들였으며 미국계 투자가인 인베스코는 지난해 홍대 인근 중소형 자산에 잇따라 투자했다. 이곳은 핵심 상권으로 큰손들의 관심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큰손들의 중소형 자산 투자는 핵심 상권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신설동과 신대방동에 투자한 케이클라비스는 물론 지난해 코람코자신탁 및 운용, 페블스톤자산운용 등이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중계동, 서울 강남구 대치동, 경기도 광명 등에서도 중소형 자산을 사들였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홍대나 강남은 이미 매도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상황”이라며 “서울 핵심 상권이 아니더라도 대치동이나 중계동 학원가와 같이 경기 영향이 덜한 지역에서 우량 자산을 발굴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층부는 리테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아 투자 회수가 용이한 곳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고병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