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최악의 내수부진 극복기…격전지를 가다] <하> 아모레퍼시픽 쿠션연구실 'C-랩'

'쿠션 원조' 또 한번의 혁신…'세상에 없던 쿠션' 하반기 선뵌다

업그레이드 담지체 기술 적용

아이오페 브랜드부터 출시 준비

생산설비 신설·양산 테스트 박차

나라별 맞춤 쿠션 개발도 '착착'

40개 쿠션제품 책임지는 연구원들

두 제품 반반 바르고 퇴근 해프닝

男연구원도 화장법 배우며 '열공'

경기도 용인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쿠션연구실(C-랩) 연구원들이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사진=박윤선기자경기도 용인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쿠션연구실(C-랩) 연구원들이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사진=박윤선기자




지난 9일 아모레퍼시픽 ‘혁신 심장부’인 경기도 용인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정적만이 감도는 이 곳에선 혁신 제품을 만들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혁신상품 ‘쿠션’을 개발, 연구하는 ‘C-랩(Lab)’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쿠션을 선보이기 위한 연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결과 올 하반기 아이오페를 시작으로 ‘세상에 없던, 쿠션 그 이상의 쿠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오페는 세계 최초로 쿠션 화장품을 출시한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다.


스킨이나 립스틱처럼 쿠션이라는 새로운 화장품 카테고리를 만든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화장품으로부터 기술 제휴 제안을 받는 것은 물론 177개국에 특허를 출원하고 26개의 특허를 등록했을 정도로 독보적인 쿠션 기술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수많은 ‘미투 제품’이 양산되면서 아모레퍼시픽 쿠션은 ‘여러 쿠션 가운데 하나’가 되고 말았다. C-랩은 쿠션이 흔한 화장품이 된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다시 한번 신선한 충격을 주기 위해 수 년 간 연구를 거듭해 왔다.




그 결실로 올 하반기 선보이는 아이오페 제품은 기존 제품과 전혀 다른 외관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담지체(내용물을 머금고 있는 스펀지) 기술이 적용될 방침이다. 기존 쿠션과는 완전히 다르다 보니 생산설비도 새로 만들고 양산 테스트도 시작했다. 평소에는 연구실에서 실험에 삼매경인 연구원들도 신제품 출시가 임박하면 공장으로 직접 나가 생산 과정과 결과물을 테스트하느라 야근이 잦아진다. 백두현 C-랩 부장은 “신제품을 테스트할 때에는 낮에는 연구를, 퇴근 후에 공장으로 다시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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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제품 개발 외에 C-랩은 지난해 말부터 ‘쿠션 세계화’라는 새로운 업무도 부여받았다. 글로벌 시장에 쿠션 용법을 소개하고 각국의 특성에 맞는 쿠션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백 부장은 “지난해 아세안 고객 연구 그룹을 따로 만든데 이어 히스패닉과 미주 지역 고객에 맞는 색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쿠션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제품 비교를 위해 얼굴에 서로 다른 쿠션 제품을 반반씩 바른 뒤 깜빡하고 그대로 퇴근한 연구원이 있는가 하면 남성연구원들은 메이크업 수업을 들으며 화장법을 배우기도 한다. ‘가지 않은 길’을 헤쳐가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에 스트레스도 심하다. 아모레퍼시픽 15개 브랜드, 40개 쿠션 제품이 출시돼 다양한 민원이 연구소로 몰리기 때문.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한 연구원은 “지하철에서 한 아주머니가 우리 쿠션을 쓰고 있었는데 쿠션 안의 스펀지까지 꺼내 얼굴에 바르는 모습을 봤다”며 “우리 제품을 그렇게 알뜰히 쓰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는 동시에 더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연구에 더 몰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백 부장은 “쿠션을 발전시키는 것 외에도 쿠션을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 제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며 “C-랩이 쿠션 연구소이자 크리에이티브 연구소라는 생각으로 연구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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