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1등 연연 않고 ICT 신산업 판 키운다"…SKT의 '빅피쳐'

AI·자율차에 3년간 5조 투자

박정호 사장 "뉴 생태계 구축"

이통시장 포화로 성장 정체

개방 전략으로 타개 나서

삼성전자 등 제조사는 물론

통신 경쟁사와도 협력 방침

스타트업 개발·상용화 지원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이 11일 인공지능(AI)·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에 3년 간 5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것은 ‘이동통신 1등’의 전략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 ICT 신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만큼 국내·외를 아우르는 신산업 생태계를 먼저 키우겠다는 것으로, ‘오픈소스’ 철학으로 ‘ICT 제국’으로 떠오른 구글의 성장전략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SK텔레콤 혼자만의 힘이 아닌 개방과 협력을 통해 ‘뉴(New) ICT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2·3·4세대(2·3·4G)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6,112만4,076명으로, 인구수(5,169만6,216명)보다 많은 포화상태다. 신규 가입자를 유치해 돈을 버는 수익모델에 분명한 한계가 온 것이다. 지난 2014년 이후 통신 3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에 3년 간 5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SK텔레콤 ‘뉴 ICT 생태계 육성 방안’의 내용. /출처=SK텔레콤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에 3년 간 5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SK텔레콤 ‘뉴 ICT 생태계 육성 방안’의 내용. /출처=SK텔레콤


ICT 신산업의 인프라인 유·무선 네트워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통신사의 부진은 신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통신 1등 전략에서 벗어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계획이다. 5조원의 신규 투자는 ‘ICT 산업의 판 키우기’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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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ICT 분야 중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스마트홈과 에너지 관리 효율화를 포함한 사물인터넷에 집중할 계획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미래형 미디어 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엔비디아 등 글로벌 선도기업과 스타트업, 그룹 내 관계사는 물론 경쟁사와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에 3년 간 5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SK텔레콤 ‘뉴 ICT 생태계’ 투자계획의 관계도. /출처=SK텔레콤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에 3년 간 5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SK텔레콤 ‘뉴 ICT 생태계’ 투자계획의 관계도.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7에서 인공지능과 커넥티드 카 분야에서 삼성전자, 자율주행 분야에서 엔비디아, 미래형 네트워크와 사물인터넷에서는 인텔과 협력을 논의했다. 그룹 내 관계사 SK주식회사 C&C와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 중이다.

또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IoT 관련 개발자와 스타트업에 제품 개발부터 서비스 상용화까지 종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 오픈하우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설립하는 벤처육성센터를 통해 통신 인프라 분야 국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중인 개발자 지원 사이트 ‘티 디벨로퍼스’(T developers)도 확대해 개발 도구(API)의 공유를 늘리고, 대학과 연계해 인턴십 등 산·학 협력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전방위 투자 계획을 차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CJ헬로비전 인수의 명분 역시 ‘글로벌 수준의 미디어 플랫폼 마련, 콘텐츠 생태계 성장’이었다. 지난 2015년 12월, CJ헬로비전 인수를 공식 발표한 이후 SK텔레콤은 “향후 5년 동안 케이블·콘텐츠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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