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인명진, 이정현 탈당계 반려했다가 일부 반발로 뒤집어

인명진, 이정현·정갑윤 탈당계 반려하겠다고 발표했다

김문수·조경태 반발로 입장 뒤집어

"정치적 욕심 없다"면서도 "21대 공천심사위원장 하고 싶다" 논란 자초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반성·다짐·화합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쇄신’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연합뉴스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반성·다짐·화합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쇄신’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이정현 전 대표와 정갑윤 의원의 탈당계를 반려하겠다고 밝혔다가 당내 일부 반발로 입장을 뒤집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전 대표와 정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된 데 대해 책임지고 탈당계를 제출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반성·다짐·화합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탈당 의사를 밝혔던 정·이 의원의 사표는 반려하겠다. 이분들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밀짚모자 하나 쓰고 지역을 누벼서 유권자의 신임을 얻었다”며 “호남에서 새누리당 간판 걸고 33년 동안 활동했고, 이를 지지한 호남 유권자를 존중하는 차원에서도 탈당계를 돌려드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에 대해선 “태도가 너무 귀하고 모범이 되는 일이어서 탈당계를 수리하지 않고 돌려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경태 의원과 김문수 비대위원이 인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반발했다. 조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정 의원의 탈당계 반려는 (당원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조금 더 논의해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우리 당은 매우 다양하고 정교한 의사결정 기구를 가진 정당”이라며 “인사문제는 공개석상에서 발표하는 것보다 한번 걸러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그러자 인 위원장은 “제가 미숙해서 그렇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비대위를 열어 한 번 더 논의한 뒤 비대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번복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개인 의견으로 이해해 달라”고 진화를 시도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탈당계 반려는 10여분만에 무위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인 비대위원장이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일부만 탈당시키고 거취를 백지위임한 다른 의원들의 탈당 의사는 없던 일로 돌리는 ‘위장 탈당설’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인 비대위원장이 “제가 정치적 욕심은 없다”면서도 “제21대 총선에서 공천심사위원장만은 하고 싶다. 그러면 개혁을 통해 압도적인 의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참석자들의 동의를 구한 것도 논란을 촉발했다.

역대 공천심사위원장은 심사 후 공천을 받고 더 나아가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대거 영입함으로써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함에 따라 누가 위원장이 되느냐를 놓고 계파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지곤 했다.

이와 관련, 일부 참석자들은 “아무리 덕담이라도 함부로 공천심사위원장을 하라고 약속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인 비대위원장이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욕심이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양=류호기자 rho@sedaily.com

류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