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무역 강펀치' 주고받은 G2

美, 알루미늄사에 불법보조금 혐의 中 WTO에 곧 제소

中, 미국산 옥수수 사료에 42~53% 반덤핑 관세 부과

"국제 알루미늄 가격 낮춰"

美, 중국제품 과잉공급 제동

中도 "美 옥수수사료 때문에

자국산업 큰 피해봤다" 주장

중국 對美수출 감소 전망 속

양국 무역갈등 격화 조짐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코앞에 두고 중국을 알루미늄 불법 보조금 지원 혐의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중국도 미국산 옥수수 사료 수입제품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다며 반덤핑관세율을 높였다.

새해 들어 주요2개국(G2)이 상대국을 향한 통상압박의 고삐를 바짝 조이기 시작하면서 양국 무역갈등의 수위가 올 한해 한층 격화될 것이라는 글로벌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정부가 자국 알루미늄 생산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국제 알루미늄 가격을 낮춰왔다며 WTO 제소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USTR는 조만간 구체적인 제소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미 중국 관련 당국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중국을 WTO에 15번 제소했다. 이번 알루미늄 보조금 지급 건에 대한 제소가 확정되면 올 들어 중국을 타깃으로 한 첫 WTO 제소다.

미국 알루미늄 생산업체들은 다른 철강 분야와 마찬가지로 중국산 저가 수입제품들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알루미늄 업계는 중국 최대이자 세계 2위 알루미늄 가공업체인 중왕홀딩스가 관세 회피를 위해 멕시코 등을 통해 미국에 우회 수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왕그룹은 지난 2010년 불법 보조금을 받고 미국에 알루미늄을 수출한 혐의로 미 상무부가 일부 제품에 반덤핑관세 374.15%를 부과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알루미늄 수출이 급증하면서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약 180만톤의 알루미늄이 과잉공급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공교롭게 이날 중국도 동물용 사료 원료로 쓰이는 미국산 옥수수 주정박(DDGS·곡물 찌꺼기)에 예상을 웃도는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국에 펀치를 날렸다. 전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 DDGS에 42.2∼53.7%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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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9월 중국 당국은 미국산 DDGS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3.8%의 예비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이번에 중국 상무부가 내린 결정은 지난해 예비판정 때보다 반덤핑관세율을 한층 높인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와 함께 반보조금 관세율도 기존 10∼10.7%에서 11.2∼12%로 올렸다.

옥수수 주정박 등 동물 사료 원료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산 옥수수 사료 때문에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은 오히려 중국이 미국산 쌀과 옥수수 등 곡물 수입량을 부당하게 제한해 국제협약을 위반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미국은 중국이 자국산 쌀과 밀·옥수수 등 곡물에 중국이 높은 관세율을 적용해 미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며 WTO에 제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과 함께 곧바로 중국에 대한 전면적인 통상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대중 강경론자인 피터 나바로 교수를 신설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에 지명한 것도 대중 통상압박 수위 강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미국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2010~2015년 중국의 대미 수출은 연평균 5.6% 증가했지만 지난해는 6.6% 감소(11월 말 기준)했다고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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