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큰손’인 40대 인구가 지갑을 닫고 있다. 지난해 40대 가정의 소득이 통계작성 이후 처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빚을 내 산 집의 원리금을 갚아야 하고 자녀 사교육비 지출 때문에 다른 소비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여기에 40대 인구 자체도 줄어 전체 소비규모를 갉아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0대 인구는 860만2,470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250명(0.9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0대는 모든 연령 가운데 소비가 가장 왕성하다. 지난해 3·4분기 현재 가구주가 40대인 가정의 평균 소비성향은 77.2%로 전 연령 평균(71.5%)을 여유 있게 웃돌았다. 100만원의 가처분소득 중 77만2,000원을 쓴다는 의미다. 40대 인구는 지난 2014년 877만4,710명을 정점으로 줄고 있다. 2015년 2만2,300명, 지난해 6만9,700명이 감소했으며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33만1,090명이 더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소비성향이 가장 높은 40대 인구 감소는 전체 소비를 줄어들 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40대 가정의 소비 여력 자체도 줄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현재 40대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505만2,150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569원(-0.03%) 감소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은 전 연령층 중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원리금 부담액은 1,446만원으로 2015년보다 23.4%나 급증했다. 가처분소득 대비로는 30.2%로 역시 모든 연령 중 제일 높았다.
교육비 지출도 문제다. 지난해 3·4분기 현재 40대 가정의 월평균 교육비는 60만9,890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의 19.4%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40대 가정의 소비지출액은 3·4분기 314만7,203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3·4분기 기준으로 2014년과 같고 2013년(0.4%)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김광석 교수는 “구조조정으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40대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소비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40대의 살림 악화는 전체 소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