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정관은 1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최씨가 청와대에 온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출입과 관련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을 내놓지 않았다.
국회 측이 거듭 물었지만 청와대 경호 관련 법을 이유로 “공무상 비밀이라 말할 수 없다”는 답을 수차례 되풀이했다.
답변 거부가 이어지자 권성동 소추위원장의 요청으로 박한철 소장이 직접 “경호법상 비밀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해를 미칠 때에 한정된다”며 답변을 촉구했다. 이어진 같은 질문에 또다시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강일원·이진성 재판관도 거듭 답변을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으나 이 행정관은 헌법재판소의 지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부 모순된 답을 내놓기도 했다. 이 행정관은 최씨를 “청와대로 태워간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정호성 비서관에게 ‘최 선생님(최순실)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점은 인정했다.
이 행정관은 애초 지난 5일 윤전추 행정관과 함께 증인 심문이 예정됐으나 당시 불출석했다. 일부에서는 윤 전 행정관의 답변에 따라 진술을 준비하기 위한 의도적인 불출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행정관은 이른바 ‘최순실 의상실 영상’에서 최씨의 휴대폰을 닦아 건네는 남성이다.
헌재는 이날 이 행정관과 함께 류희인 전 청와대 국가안보이사회 위기관리센터장과 조현일 세계일보 기자, 조한구 전 세계일보 사장을 심문했다.
헌재는 이날 경찰로부터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의 소재를 찾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이번 탄핵심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잠적했다.
/김흥록기자·이두형기자 ro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