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분단국 키프로스 평화회담에 유엔과 국제사회 중재자들이 속속 합류했다. 외신들은 12년만에 평화 로드맵이 다시 도출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니코스 코치아스 그리스 외교장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키프로스 평화회담에 참석했다. 회담장 안팎에서는 그리스계 키프로스공화국과 터키계 북(北)키프로스가 영토조정안에 거의 합의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키프로스 섬의 36%를 점유한 북키프로스 영토를 28∼29% 대로 줄이기로 양측이 앞서 합의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회원국인 키프로스공화국과 터키군이 점령한 북키프로스는 민족·종교적 뿌리가 다르다. 키프로스공화국은 그리스어를 쓰고 그리스정교회를 믿는 반면 북키프로스는 터키어를 사용하고 대부분 무슬림이다.
키프로스가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그리스계와 터키계는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갈등을 빚었다. 이런 혼란 속에 1974년 터키군이 키프로스 섬을 침공해 키프로스 북부를 점령,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2004년 양측은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이 제시한 통일안으로 국민투표까지 벌였지만 키프로스공화국 주민이 압도적으로 반대해 통일이 무산됐다. 그러나 유럽연합(EU) 가입과 비자면제 등을 추진하는 터키가 키프로스를 달래기 위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왔다. 지난해 양측은 ‘1연방국가 2정부’ 체제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영토조정안이 확정되더라도 양국이 40여 년에 이르는 적대적 분단을 종식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2004년과 마찬가지로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