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강환구 현대重 사장 "군산조선소 잠정 폐쇄 고민"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일감이 바닥나고 있는 군산조선소와 관련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는 6월이면 일감이 다 떨어지는 군산조선소의 도크(선박 건조대)를 잠정 폐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강 사장은 12일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조선해양인 신년 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현재로서는 남은 일감이 적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잠정적으로 문을 닫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다만 “(가동 중단 말고)다른 대안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수주 가뭄 탓에 울산 조선소 도크 1개를 가동 중단했고 군산조선소에 대해서도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강 사장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군산조선소를 잠정 폐쇄하는 쪽으로 경영진의 판단이 기운 것으로 해석된다.

강 사장은 발주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 같다”면서 “수주 목표는 지난해보다 높게 잡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수주 목표(조선 기준)를 85억달러로 잡았다가 연말께 34억달러로 대폭 낮춘 바 있다. 그나마도 21억달러(11월말 기준)를 채우는 데 그쳤다.

노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조도 회사가 살아야 한다는 데 대해 회사와 똑같은 생각일 것”이라면서 “일부 생각이 좀 다른 부분이 있지만 솔직하게 대화를 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이달 중으로 새해 첫 수주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6개 독립 법인으로 회사를 쪼개는 방안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각 독립 회사 환경에 맞는 빠른 경영활동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이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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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은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 소난골 프로젝트와 관련, “소난골 드릴십(이동식 시추선)을 운영할 운영사 선정 협의가 소난골 측과 오일 메이저들 간에 거의 성사돼 가는 단계”라면서 “조만간 운영사가 선정되면 인도 협상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조선 10억달러, 해양 20억달러, 특수선 10억달러 등 총 60억달러로 잡았다고 밝혔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해는 살아남는 데 주력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한 투쟁이라고 본다”면서 “인력 감축도 시장 상황에 따라 일정 부분 있을 수 있다. 살아남는 게 주 목적이다”고 말했다. 올해 수주 목표액은 60억달러로 잡았다고 밝혔다.

김철년 성동조선해양 사장은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를 가로막는 비현실적 규제가 시급히 완화돼야 한다”면서 “1~2% 정도 손해가 나더라도 수주를 하는 게 이익인데 정부는 무조건 남는 장사만 하라고 하니 수주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사장은 “조선사들이 경영을 잘못해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됐는데 이를 갖고 국민 세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자 규제가 너무 많아졌다“며 ”예전 잘못한 일들을 다시 반복하지 않을텐데 정부가 잘 파악을 해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해양인들은 이날 채택한 결의문에서 “조선해양산업이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와의 치열한 경쟁, 세계 경기 침체, 유가하락 속에서 유례없는 수주절벽에 직면해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한 뒤 “우리는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른 수건을 다시 짜는 심정으로 필사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위기일수록 고객 관리를 강화하고 기술 개발에 매진해 미래를 준비하고,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 국가로 다시 거듭나기 위해 노사가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부산=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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