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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조’ 현빈X유해진, 진정한 남북한 버디무비의 탄생

남한과 북한이 이념은 물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서 남북문제는 언제나 대중들의 관심사와 연결지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영화적 소재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려진 남북문제 소재의 영화들이 대부분 남북한의 비극적 분단사에 초점을 맞춰 무겁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는 점은 아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1월 18일 개봉을 앞둔 현빈, 유해진 주연의 ‘공조’는 남북문제를 ‘버디무비’(Buddy Movie)라는 대중친화적 장르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한형사 유해진과 북한형사 현빈이 펼치는 사상 최초 남북한 형사들의 공조 수사를 소재로 한 ‘공조’는 비극적 분단사에 초점을 맞춰 무겁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대신, 서로 다른 두 형사가 제목 그대로 ‘공조’해가는 모습을 코믹함과 액션을 통해 대중적으로 접근한다.


영화 ‘공조’의 시작은 북한군 특수부대 장교 림철령(현빈 분)이 차기성(김주혁 분)에게 배신당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수용소에서 아내를 잃은 북한 특수부대 장교인 김주혁은 북한에 대한 복수를 위해 북한이 제작한 100달러 위조지폐 동판인 ‘슈퍼노트’를 탈취해 남한으로 도피하고, 이 과정에서 현빈은 김주혁의 행동을 저지하려고 한다.

영화 ‘공조’ 현빈 유해진 / 사진제공 = CJ 엔터테인먼트영화 ‘공조’ 현빈 유해진 / 사진제공 = CJ 엔터테인먼트




사뭇 무겁게 시작한 영화는 현빈이 김주혁을 잡기 위해 남한으로 급파되면서 분위기가 돌변한다. 북한형사 현빈의 수사 파트너로 남한의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가 붙게 되고, 그에게 현빈의 수사를 무조건 방해하라는 임무가 떨어지면서 두 남자가 서로 다른 미션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이 시점부터 ‘공조’는 유해진이 만들어내는 코믹함과 현빈이 만들어내는 진지한 액션의 조화가 훌륭하게 버무려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유해진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에 거칠게 수염이 듬성듬성 난 모습으로 북한 특수부대 출신 다운 절도 있게 연기하는 현빈의 궁합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


‘버디무비’의 진정한 재미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명이 파트너가 되어 티격태격하며 상승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조’는 북한형사 현빈과 남한형사 유해진이라는 그 출신만으로도 확연하게 스타일이 갈릴 수 밖에 없는 두 사람이 펼치는 소동으로 자연스럽게 웃음의 요소를 만들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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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현빈이 펼쳐내는 현란한 액션신 또한 놓치기 아쉬운 볼거리다. 이태원의 좁은 언덕길에서 자동차를 발판 삼아 뛰어내리며 추격전을 펼치는 현빈과 이동휘의 액션신을 비롯해, 터널에서 다리 위로 이어지는 현란한 카체이싱과 총격전 등 전반적으로 코믹한 분위기가 강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액션신의 비중이나 수준 모두 상급이다. 심지어 코믹 캐릭터인 유해진조차도 현빈과는 확연하게 스타일이 갈리는 좌충우돌 액션으로 ‘무쌍’을 선보이며 액션조차도 웃음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코믹본능을 선보인다.

영화 ‘공조’ 현빈 유해진 / 사진제공 = CJ 엔터테인먼트영화 ‘공조’ 현빈 유해진 / 사진제공 = CJ 엔터테인먼트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의 전반부에서 유난히 빛을 발했던 코믹과 액션의 절묘한 ‘공조’가 조금씩 어긋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현빈과 유해진의 콤비 플레이는 빛나지만, 이들이 메인 악당인 김주혁을 추격해나가는 과정이 조금 허술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편집이 툭툭 끊기는 느낌이 드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악역 연기에 강한 자부심을 보인 김주혁의 연기 또한 초반부에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매력이 떨어진다.

그래도 ‘공조’는 상업영화, 특히 대중적으로 어필하기 쉬운 버디영화의 매력을 충분히 드러낸다. 엔딩 크레딧에서 이번에는 남한형사인 유해진이 북한으로 공조 수사를 나가며 현빈과 재회하는 영상이 들어가는 것처럼 대조적인 두 캐릭터를 너무나 잘 구축해놓은 덕분에 흥행 여부에 따라 북한이나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속편이나 시리즈물로서의 기획도 확실하게 방향이 잡혀 있다.

무엇보다도 ‘공조’가 지니는 가장 큰 의의는 그동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무겁고 경직된 분위기로 주로 그려져온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충분히 서로의 다름을 이해해가면서도 대중적인 느낌으로 뽑아낼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다. 서로 다르지만 적대하지 않고 ‘공조’를 해가며 서로 이해한다는 것. ‘공조’는 대중 상업영화 뿐 아니라 남북관계를 그린 영화로서도 그동안의 남북 소재 영화와 다른 진일보된 모습을 분명히 보여준다. 1월 18일 개봉.

원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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