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온 ‘세계의 공장’ 중국 수출이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2015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6.9%를 기록해 바오치(保七) 시대를 마감하면서 수출 감소가 성장률 둔화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수출 주도의 중국 고속 경제성장 시대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13일 중국의 지난해 달러 기준 수출액이 2조974억달러(약 2,470조원)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중국 수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9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중국 수출은 13.9% 급감한 후 증가세로 반전했다. 하지만 2015년 다시 2.9% 감소세로 돌아서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7% 밑으로 끌어내렸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역시 전년 대비 13.9% 줄어든 5,099억달러에 그쳤다.
황쑹핑 해관총서 대변인은 “지난해 세계 경제환경 불안정이 중국 무역수지에 부담을 줬다”면서 “다만 지난해 하반기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에 힘입어 지표가 호전되는 추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또한 황 대변인은 “글로벌 경제가 어렵게 회복되는 가운데 중국 국내 경제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수출보다 내수로 경제정책의 방점을 옮기면서 수출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장옌셩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신성장 산업 분야와 내수소비 활성화에 주력하면서 과거와 같이 수출 주도에 근거한 고속 성장세는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빈 중국민생은행 연구원도 “외부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다”며 “보호무역주의의 대두와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글로벌 무역 둔화로 올해 수출 전망은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달러화 기준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6.1% 감소해 한 달 만에 마이너스 증가율로 돌아섰다. 다만 수입은 3.1% 증가했다. 위안화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0.8%, 수입은 0.6% 늘었다. 지난해 중국의 철광석 수입은 전년보다 7.5% 증가한 10억2,400만톤으로 사상 처음으로 10억톤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